민노당 ‘절반의 성공’...대안 세력으론 한계
입력: 2006년 06월 01일 18:19:28 : 3 : 2
 
민주노동당의 5·31 지방선거 성적표는 화려하지 않으나 실속을 차렸다는 평이다. 기존 2개의 기초단체장을 다 내줬으나 전국적으로 10% 안팎의 고른 지지를 바탕으로 81명의 지방의원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서민자치의 풀뿌리 민주주의 토대를 구축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개혁 대안세력으로서의 한계 노출 등 숙제도 남겼다.

◇지방의원 81명 당선=민노당 문성현 대표는 1일 “광역비례 정당득표의 경우 12%, 2백10만표를 획득했고 광역의원 15명, 기초의원 66명을 포함해 총 81명이 지방의회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문대표는 “당초 울산 기초단체장 당선과 정당득표율 15%, 3백만표 득표에는 미치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지방의회에 진출한 민노당 의원들이 자치단체가 국민의 뜻을 외면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대 관심이었던 정당득표율에서 15%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한나라당 완승 와중에도 2002년 지방선거의 8.1%보다 높고 2004년 17대 총선의 13%에 근접했다. 비교적 안정된 지지세는 곧 “민노당의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박용진 대변인)로 받아들였다.

또한 광역비례 10명·기초비례 14명은 물론 광역의원 5명과 기초의원을 52명이나 당선시킨 것은 ‘서민자치 시대’를 여는 밑거름이다. 지역적으로도 광역의원의 경우 비록 대전·대구·인천·광주·충남북에서 배출하지 못했으나, 기초의원은 전지역에서 당선, 전국정당의 틀을 마련했다.

여성후보의 대거 출마·당선도 값진 수확이다. 전체 802명 후보자 가운데 279명(34.9%)의 여성후보가 나서, 광역의원 1명(비례대표 10명) 기초의원 15명(비례대표 14명) 등 총 당선자의 절반인 40명이나 당선됐다. 완전한 상향식 공천 실천도 간과할 수 없다.

◇대중성 강화 등 시급=당 관계자는 “정당득표율 12% 획득과 81명 지방의원 당선은 대약진”이라면서도 “당의 개혁적 대안을 국민에게 호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여전히 민노당이 아마추어적이고 본격적으로 지방자치를 맡길 역량이 되지는 의문을 품고 있다”고도 했다.

실제 노옥희 울산시장 후보의 패배는 물론 북구·동구청장마저 한나라당에 내준 것은 지역적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는 위기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당 안팎에선 민노당의 대중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 당직자는 “지난 8년간 집권한 북구청장 낙선은 차기 총선까지 뼈아픈 상처로 남을 것”이라며 “전통적 지지기반인 노동자계층과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당이 수위 조절을 어떻게 할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노조 의존형 당의 취약성에 대한 경고다.

이해삼 최고위원도 “여진히 거대 화두 중심의 주장과 일부 대중조직에 편중된 정당이란 시각이 많다”며 “주장을 피부에게 와닿도록 하는 더욱 세밀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30대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의 정종권 서울선대본부장은 “여당과 차별화에 나섰으나 대안정당으로서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당의 지지기반도 보수정당의 지역적 기반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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