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영화인 ‘영웅본색’과 ‘첩혈쌍웅’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저우룬파(周潤發)가 끊임없이 뿜어내는 총알, 느린 화면으로 처리된 사격 장면 등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이번 E3에서는 이처럼 영화가 게임이 되거나 게임이 영화로 되는 사례가 주목을 끌었다.
이른바 하나의 ‘히트’ 상품으로 여러 가지 변형 상품을 만드는 ‘원 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가 주요 트렌드로 떠오른 것.
세계 최대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는 영화 ‘대부’ ‘007-제임스본드 시리즈’ ‘해리포터와 불의 잔’ 등을 한꺼번에 게임으로 만들어 선보였다.
부에나비스타게임스(BVG)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비롯해 TV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등을 게임으로 만들어 내놓았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원작을 만든 조지 루커스가 설립한 루커스 아츠(Lucas Arts)가 게임으로 만든다. ‘슈퍼맨’은 레전드리에서 ‘슈퍼맨 리턴즈’라는 게임으로 제작된다.
‘다빈치 코드’, ‘엑스맨-최후의 전쟁’ 같은 영화도 개봉과 동시에 비디오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반대로 게임이 영화상품이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600만 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블리자드의 ‘워드 오프 워 크래프트(WOW)’는 영화제작사 레전드리 픽처스와 정식 계약을 하고 영화로 만들어진다.
이미 폭스 영화사가 영화로 만들고 있는 게임 ‘에라곤’은 12월 개봉을 앞두고 예고편이 공개됐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대표 게임 가운데 하나인 ‘헤일로’도 곧 피터 잭슨 감독이 영화로 만들 예정이다.
영화와 게임의 장벽이 무너지면서 두 산업의 교류가 활발해지는 것은 영화와 게임 모두 디지털 제작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쉽게 변형될 수 있기 때문. 최근에는 과거 실패한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 원작에 보다 충실하도록 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블리자드 사장 겸 공동 창립자인 마이크 모하임 씨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게임과 영화, 만화책, 소설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원작에서 느끼는 생생한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가나 감독 등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CC)’의 스카우트 경쟁도 치열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