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 그 일본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며 관심은 어쩔 수 없는 일인데 , 일본이 보여주는 갖가지 망언이나 정치적 행동들은 몹시도 마음에 걸리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어서 정을 주고 가까워져 질 기미만 보이면 어느 결에 멀찌감치 도망 쳐버리는 형상이니 안타까운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렇게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하는, 정이 갈 듯 말 듯한 나라 일본이지만 한때 자포 니즘의 유행으로까지 불릴 정도로 19세기에 멀리 유럽까지 번져나간 도자기의 포장지로 , 본체인 도자기보다 더 유명하여 인상파 화가인 마네나 반 고흐등의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바 있는 우키요에에 관한 탐구와 감상은 무척 흥미로운 사실이 되고도 남는 일인데 마침 그런 욕구를 충족 해줄 만한 좋은 책이 선보였다.
5,7,5 조의 17자의 음수율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짧은 정형시인 일본 전통의 하이쿠와 함께 에도 시절에 꽃 피웠던 유명한 판화 형식의 우키요에의 그림들을 한데 모아 감상 해 볼만한 기회가 좀처럼 쉽지 않은데 , 고흐가 사랑했고 모네가 꿈꾸었던 일본 미술 우키요에와 서정미가 그윽한 일본 전통의 하이쿠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신선한 기획의 미술 교양서가 있어서 반가운 책으로 여겨진다.
하이쿠와 에도 미술인 우키요에 의 특별한 만남을 절묘하게 연출해낸 저자의 뛰어난 안목으로 제대로 된 도판 하나 얻기 힘들었을 텐데 시원스런 화면으로 깨끗하고 선명한 색채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어, 함축미 있게 표현되어 있어서 마치 칼날같이 시린 맛이 느껴지는 하이쿠와의 절묘한 매치가 책을 보는 내내 감탄의 탄사를 부르도록 아름답게 엮어 냈다
하이쿠에 대한 의미와 유래 등을 전문가의 자세한 해설로 곁들인 것과 아울러 에도시대의 시대적 배경과 미술 전반에 대한 전문가의 도움말이 감상에 많은 도움을 주는 글로 실려있으며 , 전체적으로 봄여름 가을겨울의 4계절로 나뉘어서 약 100여수의 서정적인 묘미가 다분한 작품들의 시와 걸 맞는 우키요에의 잘 어울려진 모습으로 이루어진 올 칼라로 인쇄된 소장하고 싶게끔 만드는 정성이 가득 담겨져있는 멋지게 만들어 진 책이다.
하이쿠의 3 대 기인으로 알려진 ,바쇼 ,부손, 잇사의 뛰어난 하이쿠가 특히 눈에 띄는 작품들이며 바쇼의작품 중에서,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젖은 물소리
라는 시구에서 연못에 첨벙 뛰어드는 개구리 모습의 일차적 감상이라면 좀더나아가 작가 바쇼의 내면적 감상을 들여다보면 ,개구리가 만드는 파문을 보며 불교적 깨달음의 세계로 감상의폭을 넓히는데 , 우리 인간사에도 개구리처럼 무심코 한 행동이 아무런 관계가 없는 관계의 사람에게도 파문을 던지게 된다는 큰 뜻이 숨어 있는 것처럼 하이쿠는 결코 짧다고 얕볼 수 없는 깊은 의미들이 깃들어 있는 점이 예술적 감흥을 돋게한다.
그러기에 "한 줄도 너무 길다는 " 말로 류시화 시인이 소개했던 하이쿠의 함축미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 한 수 한 수 읽어 볼 때마다 느껴지는 감흥이 음미하면 음미 할 수 록 지적 세계와 사고의 세계가 한층 풍요로워짐과 아울러, 그래도 미운 듯 정이 가는 일본인의 심층적인 정서를 조금이나마 알게되고 점차 우호적인 마음이 들게 하는 효과도 기대해 볼만하다.
우키요에도 , 봄 편 마지막에 소개된 가츠시카 후쿠사이의 작품인 후카구 36경중 가나가와 앞 바다의 큰 파도라는 그림에서 보여지는 실감나는 파도의 표현은 , 많이 알려진 작품이지만 보면 볼수록 일본인이 자존심처럼 여기는 후지산을 뒤로한 집 체 만한 파도의 표현이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그림으로 꼽혀지는데 그래서 남미 어느 음악가의 앨범 자켓 그림으로 선택 될 정도가 될만하다는 생각이다.
유독 상업성이 강한 일본인들은 그 특기를 십분 살려 옛 에도 시대의 작품들의 우키요에의 특성을 유지 발전 시켜서 급기야 에니메이션의 왕국으로 자처하게끔 발전시키는 눈부신 결정을 보여주는 데 반하여 , 우리에게도 비슷한 민화라는 좋은 발전 동기가 됨직한 요소가 있는데도 아직 까지는 아쉬움이 있는 면이 보이는 분야로 생각되게 하는 계기를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갖게 되어서 이제는 우리도 아름다운 옛 시조의 전통 계승과함께 더욱 활발한 민화의 발전 추구에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할 때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