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하이드 > 만우절
뭐니뭐니 해도 가장 기억에 남는 만우절은 장국영이 죽었던 날이다.
각종 포털 싸이트에 올라오는 기사를 보며, 아무리 만우절이라지만,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 너무들 하는군. 생각했더랬다. 어린시절을 장국영과 주윤발의 홍콩느와르에 빠져 보냈던 나와 내 또래들에게 장국영의 죽음은 비록 내가 그의 열광적인 팬은 아니였지만, 나는 패닉 비슷한 것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삶도, 죽음도 영화같이 빌딩에서 투신자살을 했다니.
그런 그때의 나의 황당함과 왠지 모를 억울함과 대상없는 원망은 나만의 헛감정들은 아니였는지

김경욱은 이런 소설을 쓰기까지 했다.
'장국영이 죽었단다. 어쩌면 그것은 거짓말인지도 몰랐다. 새로운 자극을 좇는 불특정한 다수의 호기심을 숙주 삼아 온갖 헛것들이 무한 증식하는 인터넷에는 실체 없는 소문들이 유령처럼 떠돌게 마련이었다. 특히 유명 연예인들에 대한 악성 루머는 땀에 젖어 축축해진 손가락을 마우스 위에 얹은 채 모니터를 집요하게 노려보고 있는 익명의 군중에 의해 순식간에 소비되었고 그보다 더 신속하게 재생산되었다. 신속하게 소비되는 루머 속에서 어떤 여자 가수는 공연에 늦지 ...' (7pg)
읽을때는 별로였는데, 이 책 다시 보니 참 예쁘네.
그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 만우절이었고,
이번 만우절은 토요일이기에 괜히 전야제랍시고 어제 시덥잖게 문자 날렸더랬다.
'나 결혼해'
'나 백수되'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등등
사실, 만우절이거나 말거나 가리지 않고 화이트라이white lie (의례적인 거짓말) 뿐 아니라, 빨주노초파남보 거짓말을 날렸던 나이기에, 어느 누구도 속지 않고, 심지어
'미안하다, 사랑한다' 는 문자에는 ' 밥은 먹었니? 추운데 감기 조심해라' 라는
'나 결혼해' 라는 문자에는 ' 근데, 우리 이번주에 어디서 보기로 했지'
'나 백수되' 라는 문자에는 ... 차마 쓰지도 못하겠다. .... 씹혔다. 나름 베스트프랜드인데, ,,, 나를 너무 잘 알고 있는게지.
여기까지 쓰고나니, 쓸말이 너무 딸려 세계 100대 만우절 거짓말 사이트에 방문했다.
3위에 오른 스웨덴의 어느 뉴스.
1962년 당시 한채널의 방송만 있었던 스웨덴. '기술의 발전으로 시청자들이 쉽게 흑백을 컬러로 바꿀 수 있습니다.' 라고 기술자가 나와서 씨부리면서 ' 나일론 스타킹을 TV에 씌우기만 하면 됩니다'
라며 친절하게 시연까지 보였다.
4위도 웃긴다
비교적 최근이다. 1996년 타코에서 정부로부터 자유의 종을 사서
'타코 자유의 종' 으로 이름을 바꾸겠다. 라고 발표했다.
우리식으로 하면, 삼성에서 보신각종을 사서 '삼성보신각종' 으로 바꾼것 정도 될까?
흥분한 시민들이 종이 있는 National Historic park 로 몰려갔다고
푸하하 8위. 버거킹에서 1998년 USA TODAY에 '왼손잡이전용 와퍼' 를 출시했다고 광고낸거.
순위에선 못 찾았는데, 내가 생각하는 가장 웃기고 해없는 조크는
호주 공항에 ' 하와이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던것.
( 사실, 공항 이름과 지역은 정확히 생각안난다.)
처음 온 승객들이 얼마나 황당했을까. 크크크




작년 이맘때 나의 소박한 꿈은
만우절 맞춰서 청첩장을 돌리는거였다.
한 50장정도만 주문해서
멋지고 뽀다구나는 청첩장에
장소 : 청와대
신랑 : 장동건 (그래 난 미남이 좋다. )
이런식으로 해서 회사에 짠 돌리는거. 흐흐. 토요일이라서 김샜다.
읽던 책이나 마저 보러 가야겠다.
* 내심, 엊그제 이승환 채림 이혼소식이 만우절 예고였기를 바라며 포털 사이트를 왔다갔다 했는데,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