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 너무 길다...

일단 이 영화가 누구편을 들었느냐에 대한 말들이 많았는데,
'유태인' 스필버그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작용한 것 같다.
여튼 나도 신경쓰면서 보게 됐다.
스필버그도 그 부분에서 많은 신경을 쓴 티가 난다.
그가 말하지 않았던가..
'어느 누구도 악마처럼 묘사하지 않은게 가장 잘 된 부분'이라고...
내가 보기에도 그다지 편파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복수는 복수를 부르고, 피의 순환은 끊이지 않을 거라는 메세지가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
이스라엘 암살조직을 중심으로 영화가 흘러가니 그들의 목소리가 더 강할 수도 있을테고,
뮌헨 사건 이후를 다룸으로써 '뮌헨 사건'의 주인공들이 '원흉'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전황으로 스필버그의 머릿속에서 편파성을 읽어내려고 하는 것은 좀 무리가 따른다.
그래도 그의 균형감각은 사실 비겁한 면이 있다.
아무리 뒤엉킨 싸움판이라고 해도
'선빵'을 날린 자가 분명한데,
'쌍방과실'로 처리한다면 공정하지 않은 것이다.
국가적인 분쟁을 개인적인 고뇌로 축소시킨 점도 불만 사항이다.
(물론 그게 영화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어김없이 등장하는 헐리웃의 가족주의도 눈에 거슬린다.
가족 가족 가족, 사랑 사랑 사랑... ㅡ..ㅡ;
지겹다.
이 영화의 의미는 그래도 있다.
이스라엘이 저지른 만행의 잔혹함을 헐리웃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지 않은가.

저 할머니가 이스라엘의 핵심인물 같은데, (피부 상태나 성격으로 봐서는 샤론 같기도 하다 ㅡ..ㅡ;)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탄생이 가진 의미를 함축한 것 같다.
유난히 여성, 엄마, 아이들이 눈에 띄는 것은
여성에게는 고향, 조국, 모성, 뭐 그런 이미지들이 담겨 있으니까. 그렇게 사용한 것 같다.
주인공이 아내와 '정사'를 하면서 뮌헨 사건을 상상하는 것을 봐도
그의 심적갈등은 '귀성본능'과 그것을 지켜내야만 하는 의무와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럴수록 점점 더 위험해지는 '가족', '국가'의 생존조건의 불일치에 있다.
그게 문제다. 그들이 안전하고 행복하다면 그들의 짓거리에는 반성이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테러는 끊임 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번뇌는 불행한 현실을 통해서 이뤄진다. 행복한 자들에게 고민은 있을 수가 없다.

(이쁘다 므흣..)

"어떤 대가를 치렀고,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모르지만...
지구상의 한 곳, 우린 지구상의 한 곳을 얻었어
마침내 말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이름이 되었다. (미국과 함께)
저 스위치에 우리의 평화를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