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쿼터 폐지에 관련된 논란 속에 제가 한심하게 생각하는 부류는 한국의 영화가 아직도 '문화의 전위' 쯤으로 착각하고 스크린 쿼터 폐지를 반대하는 층위이죠. 이런 집단들, 영화=문화라는, 영화 원리주의자들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지요.
자, 한번 봅시다.
우리나라가 요즘 천만 관객 동원 시대니 뭐니 하고 떠들지요? 기존에 서편제 등은 많아야 백만 정도였고 80년대 초 상영되었던 '겨울 여자'가 관객 백만 동원이라는 기록이 십여년 넘게 유지되어 왔는데 갑자기 천만 관객 동원이라니...
이 것이 한국 영화 관객이 폭증한 것으로 판단하시나요? 한마디로 웃기는 야그입니다. 일종의 '통계 마술'이죠. 예전에는 관객수를 서울의 개봉극장에 한해서 집계를 했지만 지금은 전국을 대상으로 집계를 합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다양한 영화를 선택헤서 볼 수 있었지만 요즘 천만을 넘거나 근접하는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들은 전국의 영화관을 과점한 상태에서 상영되는 것입니다.
관객 동원 신기록을 세운 태극기 휘날리며...가 상영될 동안 전국의 개봉 극장에서는 다른 영화가 걸리지 못했습니다. 그 전에 천만을 넘긴 실미도 역시 전국의 개봉 극장을 싹쓸이 하다시피 했었고 또한 올해 최고의 흥행 영화라는 '왕의 남자' 역시 극장 싹쓸이를 했었지요.
자, 봅시다.
그런데 이런 영화들이 어땠지요? 표면상으로는 흥행에 성공을 했기 때문에 스크린 쿼터의 대부분을 소비했지요. 어디 '인디 영화'가 걸릴 틈이 있었나요? 즉, 한국 현대의 영화 구조는 비록 헐리우드의 자본에는 턱도 없지만 이미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거기다 대고 '고유 문화 사수' 운운하는 헛소리를 보다 보면 하품도 안나옵니다.
그렇다면 이런 흥행작을 만든 회사들을 볼까요? 작년과 올해의 흥행작들과 그 흥행작들을 만든 회사입니다.
쇼박스가 만든 영화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투 동막골
말아톤
가문의 위기
가문의 영광
CJ엔터테인먼트가 만든 영화
왕의 남자
친절한 금자씨
‘마파도
너는 내 운명
감 잡힙니까? 이미 한국도 자본에 의하여 영화가 지배 당한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거기다 대고 '한국의 고유 문화 사수' 운운하는 것은 헛소리라는 것입니다.
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린 쿼터제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고용의 문제입니다. 언젠가 제가 언급을 했지요? 우리나라의 여행수지 적자가 백억불을 넘었는데 그 것이 심각한 이유는 신문에서 떠드는 것처럼 '외화 소비'가 아니라 고용 창출이 안되기 때문이라고요?
서비스업은 다른 직종과는 달리 고용창출율이 높은 직종인데(고용창출율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십억 투자 당 발생하는 일자리 수인데 각자들 검색해 보세요. 귀찮으니까.) 바로 해외여행 수지 적자가 백억불을 일자리로 환산하면 십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생기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죠.
즉, 이 한심한 정권과 언론들은 '여행수지 적자'의 본질을 모르고 엉뚱한 것 가지고 떠들어 댄다는 것인데 마찬가지예요. 바로 스크린 쿼터를 유지시켜야 하는 이유는 영화 산업이 서비스 산업이고 그래서 고용창출율이 높은 직종인데 그 것을 제조물과 바꾸려는데 있다는 것입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수출 아무리 잘되도 일자리 늘어나지 않는데 스크린 쿼터 폐지하면 우리나라가 반대급부로 챙겨 미국에 수출은 늘어나지만 그 반대로 일자리는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즉, 스크린 쿼터 폐지는 '부의 독점 현상'을 부채질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본질은 이해하지도 못하고 '영화는 고유 문화'라고 떠들어 대는 영화 원리주의자들, 떠드는건 헌법에 보장된 님들의 자유인데, 머리는 좀 채우고 떠듭시다. 시끄러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