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 파문을 조사한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네이처로부터 논문 게재 요청을 받았다.
9일 서울대에 따르면 네이처는 서울대 조사위가 실시한 스너피의 진위 확인 실험에 대해 논문 게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조사위는 수의대 이병천 교수의 요청으로 지난달 네이처측에 스너피가 진짜임을 증명하는 실험 데이터를 보냈다. 이에 대해 네이처는 지난 1일 “데이터를 다른 학자에게 보내 리뷰한 결과 학술적 가치가 인정된다”며 “네이처 형식에 맞게 투고하면 짧은 논문으로 싣겠다”고 제의했다.
네이처가 제안한 논문 형식은 ‘브리프 커뮤니케이션(brief communication)’으로 정식논문(Article)보다 짧지만 시의성 있는 연구를 소개하는 코너다. 지난해 8월 황교수팀이 발표한 스너피 논문도 이 형식으로 실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 박사는 “실험 확인 과정을 다시 논문으로 싣는 일은 흔치 않다”며 “네이처가 그만큼 한국의 검증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시 서울대 조사위는 스너피의 체세포 및 난자 제공견의 핵과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뒤 스너피가 체세포 복제견임을 밝혀낸 바 있다. 네이처의 제안을 받은 조사위는 그러나 논문 저자나 연구 주체를 누구로 할지를 놓고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한 조사위원은 “스너피 의혹을 해소시키는 논문이므로 반드시 실어야겠지만 조사위원회 이름으로 싣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어 서울대 연구처에 판단을 맡겼다”고 밝혔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