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친구 이야기 카르페디엠 19
안케 드브리스 지음, 박정화 옮김 / 양철북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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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를 아끼면 자식 교육에 문제가 있다라는 옛말이 있지만, 폭력은 폭력일 뿐이다. 교육은 교육적인 방법을 벗어난 것 까지 포용해서는 안 된다. 아동학대의 심각성은 아동의 신체적인 피해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상해를 입힌다는 데에 있다. 치유는 가해 이상의 노력을 필요로 하고, 어쩌면 영원히 남게 될 수도 있는 치명적인 상흔으로 발전할 수 도 있다. 게다가 폭력은 폭력을 학습시키는 효과까지 있다 하지 않은가. 폭력의 전염성을 막는 것은 오로지 폭력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아동학대가 신체적 가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실질적으로 2004년 아동학대의 유형의 36%가 방임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회가 가정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회적 무관심이 사회적 빈곤을 방치함으로써 아이들에게까지 폭력적으로 그 힘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의 문제는 가정의 문제만일 수 없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그 사회의 건전성을 유지시키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시스템 마련이 얼마나 시급하고도 절실한 것인지를 말해준다.


 


이 책의 주인공 유디트는 심각한 아동 학대를 당하는 작고 여린 아이이다. 주위에서 조금의 관심과 적극성을 보였다면 고통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기 쉬울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남의 일이기에 보호를 받지 못했고, 자주 몸이 아픈 아이라는 외부의 시선은 철저한 이방인으로 다가선다. 도움의 손길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자신의 존재성을 확인하지 못한 아이의 피폐한 정신과 육체는 안타깝고도 공포스럽다.


 

유디트의 친구 미하엘의 존재는 얼마나 감사한가. 같은 또래 아이의 관심과 애정이 보여줄 수 있는 힘과 가능성이 얼마나 컸던가. 유디트가 마지막에 헤이그로 향할 수 있었던 유일한 희망을 미하엘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는 이 책의 속삭임은 어른들에게 잔잔한 울림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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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춘 2006-01-17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어무이도 엄청 후회하셨어요. 자기가 맞고 커서 날 많이 팬 거라고. 어무이 화풀이 대상이었던 산사춘 올림...

라주미힌 2006-01-1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깊은 분이시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