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주미힌 2005-12-11 21:36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3월


책읽기는 즐거워야 한다. 이 책은 독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함께 '신나게 논다'는 점에 있어서 놀이의 전부를 보여준다. 책을 만화경처럼 이리 저리 돌려보고, 다양한 각도로 볼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준 책이기도 하다. 또한 어려워 보이는 미학을 대중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하려는 저자의 재치와 글재주는 지적 쾌감과 맞물리는 순간 순간마다 놀라움과 쾌감을 맛보게 해준다.

프뢰벨은 "놀이는 어린이의 내적 세계를 스스로 표현하는 것이며, 아동기의 가장 순수한 정신적 산물이고, 인간생활 전체의 모범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놀이는 기쁨과 자유와 만족, 자기 내외(自己內外)의 편안함과 세계와의 화합을 만들어 낸다.”고 했으니, 놀이와 예술 그 둘의 실루엣은 너무나 흡사하다. 복제된 사고와 이미지에 짓눌린 인간의 창조적 본성을 자극하는데에 이 책이 유용할 듯 싶다.

 


세계를 뒤흔든 열흘
존 리드 지음, 서찬석 옮김 / 책갈피 / 2005년 6월


거대한 권위와 부정 앞에 민중의 힘을 의심하곤 한다. 여론에 휩쓸리고 자본가, 권력가에 이리저리 치이다 보면 세상은 언제나 그렇게 돌아간다라고 자위하던 모습들에서는 자괴감이 흐른다.

민중의 위대한 도전과 열정이 함축되어 있는 '볼세비키 혁명'을 현장감, 사실성있게 보여주는 이 책은 민중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사유의 힘, 행동의 힘.. 스스로를 묶고 있던 사슬을 끊고 그들의 이상을 만들어 가려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을 발견한다. 평화, 평등, 누구보다 인간답게 우리는 살고 싶으니까.

 


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잭 웨더포드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이론과실천 / 2005년 5월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잭 웨더포드 지음, 정영목 옮김 / 사계절출판사 / 2005년 2월

잭 웨더포드의 책 두권...

개인적인 생각이자만 역사 읽기의 즐거움을 하나 꼽으라면, 인식의 변화를 들겠다.
배쳑되야만 하는 야만,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문명... 파괴자 칭키스칸...
그 모든 것이 누군가로부터 주입되어 왔던 공식이었고,  그 안에서 지적 태만으로 평안을 추구했던 나의 답답함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진실이란 끊임없는 자기 성찰 앞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저자의 이야기 솜씨 또한 빠져들만큼 좋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힘은 역시 인간에게 있었습니다. 개인의 힘은 무지 작지만, 그 개인은 세상을 바꿔가고 있었습니다.
한비야씨는 이 책의 주인공이 아닙니다. 우리의 시야에서 떨어져 있던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주인공이고, 그들을 비추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굶주림, 전쟁, 질병은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침묵 속에서 활개를 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늘 선진국, GNP 몇 만 달러에 목말라 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연봉, 나의 복지, 나의 행복...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당신의 국경은 어디까지인가? 되물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이 책이 전합니다

 

대담
도정일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11월


도정일, 최재천 두 학자의 허물없는 대담집이 반갑다. 전문성이 서로의 경계와 벽이 되어서는 안된다. 소통만이 서로의 질과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이 넘실거리는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우리가 만들어낸 틀에 구속된 수 많은 가치와 진실을 되돌아 봐야하 할 당위성을 수확한다.
배움과 앎의 본질에 대해 인식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이다.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05년 11월

'페미니스트는 무조건 말술에 줄담배라고 생각한다' 69p

세상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여성을 구속하는 사회구조와 의식일 것이다.
나도 저자의 비판에 벗어날 수 없는 수컷일 뿐이기에 나의 의식과 내 인생 거의 전반에 걸쳐 난도질을 당하게 된다. 읽기 힘든 책이다. 많이 공감하면서도 나에게 뻗치는 칼날은 무지 날카롭기에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그렇다고 그들의 시선을 마주하기 힘들다고 피하면 안될 것이다. 편견을 거두고 성이 아닌 인간의 가치를 전면으로 내세워 같이 풀어가야 할 숙제이다. 이 책을 그 시작점으로 삼아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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