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회찬 의원 “민노, 소중한 시간 성과있게 못써”
서울시장 출마하라는 건
전교 1등에게 학교 관두라는 것
당내 경선으로 대선후보 뽑아야
이태희 기자

올해 국정감사 스타 가운데 한 사람으로, 당내에서 서울시장 출마 요구가 적지 않은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을 만났다. 노 의원은 서울시장에 나설 뜻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도, 2007년 대선에는 관심이 있음을 내비쳤다.

국회 의원회관 712호실에서 만난 노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 동안 각종 강연을 미뤘더니 벌써 32건이 밀려 있다”며 “최근 1년간 150차례 정도 강연을 한 것 같다”고 최근의 바쁜 일정을 털어놨다.

특유의 감칠맛나는 말솜씨 때문에 노 의원과의 인터뷰는 언제나 즐겁다. 이번에도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는, 포수의 글러브 속에 정통으로 꽂힌 스크라이크같은 말들이 쏟아졌다.

노 의원의 ‘말맛’나는 이야기를 옮겨본다. 인터뷰는 이른바 ‘삼성국감’으로 표현된 이번 국정감사와 당의 위기, 최근 많은 말이 나오는 서울시장과 대선 출마 등 여러 부분에 걸쳐 있다.

-최근 강연으로 바쁘신 것 같습니다.

=제일 기억이 남는 것이 요 며칠 전 봉은사에서 한 강연입니다. (서울 사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삼성동 코엑스 건너편에 있는 봉은사는, 강남 한가운데 있는 불당으로, ‘럭셔리’하다.) 처음에 초청을 받았을 때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할 지. 봉은사에서 요식절차로 각 당마다 한명씩 초청한 것도 아니고, 저를 정식으로 초청한 것이라 내심 걱정했습니다.
강남쪽의 신도분들을 앞에 두고 정공법으로 부유세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주최쪽에서는 “좋았다. 에둘러 피해가지 않고 정면으로, 구호로만 들었던 민주노동당과 부유세에 대해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더라구요. 부유세의 취지가 부자들에게서 빼앗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좀더 나누자는 취지라는 것을 이해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강연은 얼마나 자주 나가십니까. 최근에는 경찰대학도 가셨던데.

=지금 국정감사 마치고 바로 해달라는 것이 32건이라고 하데요. 아마 (강연 스케줄이) 1년에 150개 정도 되지 싶습니다. 어떤 날은 하루 2개도 합니다. 가끔 “내가 보따리 장사(시간강사를 일컫는 말)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합니다.

강연은 서울보다 지방이 많습니다. 힘들기는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경우는 완전히 알려진 당이 아니니까, 그래서 당을 알려야 하니까 갑니다. 우리 당의 생각을 알려야 하고, 우리가 민주노동당의 이름으로 내세우는 교육이나 주택, 의료에 대한 정책이 무엇이냐, 정치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할 말이 많은 사람들이 우리 민주노동당 사람들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할 기회를 가지는 것이니까 저야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얼마전에는 경찰대학에서 총경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무조건 갔습니다. 경찰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과거 경찰이 공권력으로, 인권을 억압한 권력이었는데, 지금은 변하고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과거처럼 고문만 안하면 되느냐, 몽둥이 찜질 안하면 끝나는 것이냐. 그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인권은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되야 한다, 복지문제도 해결되야 인권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둘이 싸우는 판이 잘못됐다, 이 문제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이다, 국민 편에서 보고 해야 풀린다고 말했죠.

-이번 국감 결과를 좀 평가해 주시죠.

=당장 중간결산을 하면 문제제기는 괜찮았지만,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 나올 수는 있겠습니다. 성적이 나쁠 수도 있지만, 두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삼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한국사회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작년 이야기를 하면 이학수(본부장)보다 계급 낮은 사람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불렀는데, 결국에는 증인채택도 안됐습니다. 삼성 로비 때문이었죠. 옆에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문자찍힌 것을 보여줬습니다. ‘노 의원이 주장하는 증인채택에 반대해 주시라’는 취지였습니다. 삼성이 끝까지 압력을 넣은거죠.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증인 채택이 안됐고, 결국 국회가 삼성 직원 한 명도 부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불렀습니다.

삼성을 부른 것은 삼성이 가진 이중적 측면 때문입니다. 삼성은 우리 고도성장의 대명사, 일류기업의 대명사이면서 기업비리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국민들에게는 삼성이 공공의 적일 수도 있다, 삼성 자체가 공공의 적은 아니지만, 삼성의 또다른 측면이, 잘못된 경영형태가 공공의 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공식화시킨 겁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국감이 끝나자 마자, 검찰에서 홍석현씨가 출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언론에 흘리지 않습니까. 그러나 안 들어온다고해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사태는 진행 중입니다.

지금 삼성에 대해 문제의식이 있는 의원들이 많습니다. 청문회도 있고, 국정조사권도 있습니다. 이 문제는 이제 시작입니다. 1막1장이 이제 시작된 것이고, 이 무대는 계속될 겁니다.

-이른바 엑스파일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복안을 가지고 계십니까.

=엑스파일 문제는 11월까지는 특검법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국감 도중에 법사위 법안심사소위가 이 문제 때문에 열렸습니다. 이미 상당히 근접해 있습니다. 이번 국감에서 확인된 것은, 검찰이 법이 만들어지면 수사할 수 있다, 그러니 국민적 합의를 이뤄달라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도 공인이고, 사회적 책임이 있고, 자부심이 있습니다. 과거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엄정한, 합당한 대가를 치뤄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발생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겁니다. 부패정치에 대한 제도적인 방지대책이 필요한 거죠.

재벌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 국민이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간 우리 국민들의 머리 속에는 ‘어떻게 삼성에 취직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삼성의 영속을 위해 뭔가 풀어야 할 문제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 겁니다.

재벌개혁을 추진하는 동력을 얻은 겁니다. 그간 이 문제는 극소수의 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의 주장이었는데, 이제는 국민적 의제가 됐습니다.

-얼마전에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당직-공직 겸직안’이라는 일종의 개혁안이 부결됐습니다. 민주노동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당직-공직 겸직 금지란, 공직을 맡은 의원은 당 대표나 사무총장 등 당직을 겸할 수 없다는 원칙으로, 민주노동당이 지난해 도입한 제도다.)

=민주노동당 내부의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당직공직 겸직 문제는 그 필수적인 내용은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들이 하시는 말씀을 듣는데, 의원을 하고 있는 사람이 듣는 것과 당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듣는 것이 차이가 납니다.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될 때 나는 반대했습니다. 제가 지지한 것은 당대표는 최소한 의원이 겸임하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제도를 제대로 운영해 보지도 않고, 1년만에 포기하면 바른 일이 아닙니다.

물론 대중적인 대표성과 당 대표성이 일치하며 좋죠. 동의는 합니다. 문제는 지난 1년간 민주노동당이 해온 일을 반성하고 새로운 대책을 세우는 것이 더 급하다는 겁니다.

김혜경 대표가 의원이 아니라서 당이 ‘개판’된 것은 아닙니다. 더 빨리 고쳐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당내의) 민주노총의 기득권을 인정하는 것, 할당제 등에 대해 반대해야 합니다. 당이 노동조직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주노총이 천만 노동자들을 대표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민노총은 5%의 대표성 밖에 없습니다.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노동자들, 비정규직들, 저소득층들의 (민주노동당) 지지율은 더 낮습니다.

더 대중적이고, 더 어려운 서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반성하고 개혁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런 것에 대한 당내 논의가 활성화하기를 바랍니다.

-지난 4월의 민주노동당 원내 진출 1주년 평가 때 ‘민주노동당은 운동권 동창회’라고 비판하신 것이 기억납니다. 지금도 그 상태입니까? 개선이 좀 됐나요?

=교착상태라고 표현하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을 둘러싼 조건은 냉탕온탕의 한가운데입니다.

민주노총이 부닥치는 현실이 어렵습니다. 내부의 비리나 반개혁적인 일들 때문에 도덕성도 훼손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체 운동의 위기입니다. 운동하는 사람들의 도덕성의 위기이기도 하지만, 운동 자체가, 이제까지의 방식으로는 살아날 수 없는 위치에 있습니다.

해결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정권과 자본의 탓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말도 안되는 상대방 때문에 운동이 활성화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에겐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비전을 못보여 주는 상황에서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자체로 보면 저는 지난 1년간은 숨가빴고,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굉장히 소중한 시간을 성과있게 쓰지 못한 것을 반성합니다. 민주노동당은 과감해야 합니다. 50~60년대 정당처럼 움직여서는 안됩니다.

자기가 부닥치는 현실에 대해 통렬한 자기 의식화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선험적으로 우월하다고 보는 겁니다. 진보주의자들의 선민의식이 문제입니다.

나 자신을 위해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희생한다고 보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덜 비판적이고 덜 가혹합니다. 그게 이번에 문제로 드러난 것입니다.

권력은 썩을 가능성이 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닙니다. 딴 놈이 썩으면 우리도 썩을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쪽보다 더 가혹하게 자기검열을 해야 합니다.

운동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런 효과도 없는 운동권 집회, 이건 우리 내부행사입니다.

주택문제에 대한 불만이 쌓여서 올 5월~6월은 민란 수준으로 됐는데, 그런 불만들을 정치적으로 조직하고, 그런 사람들을 공공의 광장으로 나오게 해서 여론을 조직하고 정책대안을 만들고, 그래서 관철하는, 뜨거운 대중들의 요구를 바탕으로 관철시켜야 하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방식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들끼리 모이는, 정해진 집단만 모이는, 일반인은 한명도 모이지 않는 집회가 문제입니다. 구태의연한 운동권의 운동방식에 대한 고찰이 없습니다. 교통방해만 하고, 그게 뭡니까.

우리의 열기가 얼마나 일반인들에게 퍼지느냐, 반성적인 고찰이나 운동 변화 노력이 없습니다.

대중을 대표한다면서, 대중에게 우리에게 오라고 하는 것은 교만입니다. 먼저 깨우쳤으니, 덜 깨우친 대중들은 우리 쪽으로 와라, 이건 우리끼리만 하겠다는 겁니다.

자본주의에서 하는 마케팅 방식보다 더 피드백을 못하고 있습니다. 피드백을 초콜릿 파는 회사보다 더 못하고 있습니다. 여론 수렴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게 운동권들의 교만, 경직성으로 외화되는 겁니다.

-이제 개인에 대한 질문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당내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요구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논리인데요.

(이 문제를 제기하자, 노 의원의 얼굴은 조금 상기되는 듯 듯했다.)

=선거는 과학입니다.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서울시장 누구가 더 좋으냐, 제가 그걸 하면 다른 것을 못하게 됩니다. 저도 많이 생각했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서울시장으로 나가서, 다른 후보를 이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 당 전체로 봤을 때 서울시 의회 의원들이 얼마나 더 당선될 거냐, 단지 분위기상 도움되는 것 이외에는 없습니다.

오히려 의정활동을 더 할 경우에, 지금 현역 국회의원 중에 가장 상위권으로 평가받는데, 왜 전교 1등보고 학교를 그만 두라고 하느냐는 겁니다. 그것을 가지고 당에 기여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저는 국회의원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절반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초보이고, 국민들에게 정치란 무엇인지,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것을 아직 주지 못했습니다.

정치가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정책이 국민을 감동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정책에 목숨을 바치는 정치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국민들 속에서의 정치지형을 바꿔야 합니다. 적지 않은 몫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현직이 아니면 안됩니다. 현역이 아니면 정치적 발언권이 없는 것이 독특한 한국의 문화입니다.

정치적 발언권을 포기하면서, 당선 가능성도 없는 선거에 뛰어들어, 단지 분위기 진작하자는 것이 과연 맞습니까.

민주노동당도 다시 한번 따져 봐야 합니다. 전두환 노태우 구속시킨 박계동(의원)이 선거에서 3등했습니다. 냉엄한 현실을 감안해야 합니다.

민주노동당도 진보진영의 인물을 만들어 내는데 투자해야 합니다. 다음 세대의 인물을 발굴해야 합니다. 이 인터뷰를 계기로 논란이 종식되기를 바랍니다.

-일부에서는 대선 출마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권영길 의원이 다시 나서실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대선 3수’가 되니까 부담스럽다. 그래서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인데요.

=선거에 실무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2008년 총선이 아주 중요합니다. 민주노동당의 의석이 중요합니다. 총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2007년 대선입니다. 대선과 총선이 4개월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제가 주장하는 것은 민주노동당도 다른 당처럼 국민적 관심을 가지는 대선후보 내부경선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당내에) 사람이 이제는 많습니다. 국민들의 선호도가 다를 겁니다.

민주노동당의 대선 후보는 당원들의 지지, 국민적인 지지가 종합적으로 판단돼 선출될 겁니다.

경선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민주노동당에서는 제대로 된 경선, 국민적 경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음 대선의 경우는 민주노동당 후보가 300만~500만표를 받을 것입니다. 대선에서 얻은 표는 당의 정치적 발언권이 됩니다.

민주노동당으로서도 득표가 중요합니다.

포스트 3김 시대, 3김 이후 시대의 특징이 드러납니다. 준비된 지도자들이 없기에 어디나 선수가 없어요. 고건(전 총리)의 등장은 고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도 있겠지만, 주요 양당의 대선 후보가 제대로 없어서 그 공백이 표현된 겁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은 어떤 후보인가 보다 어떤 정책이냐, 어떤 정부가 되느냐가 중요합니다.

노무현(대통령)은 매력있는 사람이었지만, 노무현 정부는 특징없는 정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지금 나오고 있는 소위 대선후보를 보면 국민들이 희망이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낮은데, 그러면 누가 되도 이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봐야 하는데, 누가 되도 좋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 겁니다. 우리 정치권에서 깊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럼 민주노동당 대선 경선에 나설 의사는 있으십니까?

=어떤 의원도 지금 대선 경선에 나가겠다고 한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제가 다음 대선에 안나서겠다고 하면 사람들이 의아해 할 겁니다. 반대로 나간다는 이야기도 생뚱맞습니다. 지금 말할 시기가 아닙니다. 적절한 시점은 아니죠. 생뚱맞은 상황이죠. 지금 이야기할 상황은 아닙니다.

민주노동당이 다음 대선을 통해, 2008년에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진출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민주노동당은 목표가 집권당이라고 하는데, 그 목표가 현실성이 있습니까?

=현실성이 있는 목표죠. 제가 보기에는 2007년 대선이 중요한데, 2007년 대선을 고비로, 우리가 40~50년간 익숙했던 정치, 영호남 대결구도를 정당시스템으로 보장해 왔던 정치지형은 바뀔 겁니다.

이제는 정책 이념 중심의 선진정치 구도로 바뀌고 있습니다. 2007년에 변화가 상당히 이뤄질 겁니다.

이제는 보수-진보 양당 체제로 가는 거죠. 민주노동당은 진보로 남는 거죠. 민주노동당의 창당은 다른 나라에 비해 늦었지만, 굉장히 빠르게, 창당에서 집권까지 가는데 가장 짧은 세월이 걸린 당이 될 겁니다.

2012년은 집권을 눈앞에 둔 진검승부를 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집권을 불온시하는 당 내부의 좌파 경향과, 집권을 허망하게 보는 시각은 교정되어야 합니다.

민노당의 꿈과 이상은 집권으로 이뤄지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집권은 민노당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세상바꾸기를 위한 고지 확보입니다.

(인터뷰 도중 보좌관이 비행기 시간이 다 됐다고 자꾸 재촉을 했다. 강연 스케줄 때문에 더 이상 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물어볼 질문은 남았지만, 다음 번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인터뷰를 하다 150번이 넘는 강연을 다녔다면, 강연료 수입도 쏠쏠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회찬 의원이 떠난 뒤 보좌관들에게 물어봤다. 노 의원의 일정관리를 맡고 있는 박권호 보좌관은 “강연료 평균치가 20만원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 의원과 보좌관 2명의 비행기삯과 밥값이면 끝이라고 했다. 가끔 1박을 해서 저녁 술자리라도 할 상황이면 오히려 손해라고 했다. 최고로 많이 받아본 것은 어느 경제연구소에서 강연료로 내민 150만원이었다고 했는데, 이런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강연을 청하는 쪽이 주로 노조나 총학생회, 아니면 노동단체들이 많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청자의 스펙트럼이 다양해 지고 있는 상황이라 언젠가는 ‘쏠쏠한’ 수입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노 의원과 민주노동당의 인기가 유지된다는 전제에서.)

<한겨레> 정치부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 사진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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