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학가 ''학부모 모셔오기'' 진풍경
[세계일보 2005-10-13 03:36]
“김군, 어머니 모시고 오게나.”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학사경고를 받은 대학생들이 학부모를 모시고 학교에 나오는 진풍경이 현재 대학가에서 벌어지고 있다. 취업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학점 미달 등의 이유로 제적당하는 학생이 늘어나자 대학들이 고육지책으로 학부모 상담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때 초·중·고교에서 담임교사가 성적이 부진한 학생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취했던 조치와 비슷한 것으로 지금은 완전히 사라졌으나 대학가에서는 부활하고 있다.

12일 연세대에 따르면 올해 2학기부터 학사경고 1회자는 학과 지도교수와 면담하고 2회째는 학부모가 직접 학교에 찾아와 ‘학생상담센터’에서 전문상담요원과 의무적으로 상담하도록 학사경고제를 변경했다.

정갑영 교무처장은 “학생이 학사경고를 3회 받고 제적될 때까지 부모님이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학교에 구제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님께 미리 통보하는 동시에 제적을 최대한 막기 위해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도 이번 학기부터 학사경고 2회자와 군입대 예정자의 경우 학부모에게 전화로 통보한 뒤 학과장과 직접 면담하도록 했다. 이 대학 남태우 교무처장은 “성적 미달뿐 아니라 군 입대를 하면서 휴학계를 안 내 제적당하는 등 학적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IMF 이후로 제적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인데, 올해 특히 많아 각 학과의 요청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려대와 서강대 등도 이미 학부모 상담제를 시행하고 있다.

서강대는 학사경고제 외에 별도로 제적경고제를 도입, 제적경고를 받으면 학부모가 지도교수와 면담하는 것은 물론 “학업에 열중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한 뒤에야 다음 학기에 등록할 수 있는 ‘조건부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1학기에 1999년 이후 학사 제적생 수가 최고치에 달한 서울대도 비상이 걸린 건 마찬가지. 서울대는 올 1학기부터 단과대별로 제적생 방지 대책을 마련, 자체 지도하도록 했다.

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대학별로 내규를 만들어 운영 중인데 대체로 학사경고 2회 시 (학사경고 받게 된) 사유서 제출 및 지도교수 면담, 3회 시 (다시는 학사경고 안 받겠다는) 각서 제출 등이며 본부 차원에서 상담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 이인영 의원(열린우리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 제적생 수는 모두 403명으로 국립대 중 제적생 증가폭이 가장 컸으며, 수도권 상위권 대학(본교 기준) 중에는 고려대 439명(제적비율 1.56%) 연세대 417명(1.59%), 한양대 408명(1.75%), 중앙대 339명(1.85%), 경희대 314명(1.78%), 이화여대 305명(1.68%), 성균관대 241명(1.54%), 서강대 183명 (1.61%) 등이었다.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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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10-13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생들이 아니라 유치원생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