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신진용  (2005-10-07 02:56:07, Hit : 79, Vote : 5)
Subject  
   천민자본주의


막스 베버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천민자본주의'(Pariakapitalismus)란 용어는 자본주의내에서도 천박하게 운영되는 자본에 대해 미적, 도덕적으로 공격하는 정도의 의미 맥락에서 넓게 사용되고 있다.

자본주의란게 부자들의 이기심으로 운영되는 체제일진대, 돈도 많이 벌고 멋지게 살며 존경도 받고 싶은 부자들에게 "너, 그거 아주 촌스럽고 천박한거거든?" 이라고 하는 미적, 도덕적 공격은 아주 뼈아픈 충격을 효과적으로 줄 것이다.

Paria(파리아)는 인도 어느 지방의 최하층 계급을 말한다고 한다. 그러니, 부자들은 '브라만자본주의(Brahmankapitalismus)'란 평가를 가장 듣고 싶어할지도 모르겠다.

근데, 베버의 그 의도를 모르는게 아니나, '천민자본주의'란 말에 들어있는 계급성이 왠지 불편하다. 그럴 의도는 없겠지만, 평등의 가치를 깔고 있는 그 '천민자본주의'라는 공격어 그 자체에 그늘 드리워진 '천민차별'이라는 전제가 불편한 것이다.

우리시대의 선비 박노자는 어느 글에서 '386'이란 언어가 사용되는 멘탈리티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며, 그 언어가 넓게 통용 되는 한 '대학을 안나온 사람은 시민도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한다. 니체는 '도덕의 계보'에서 '나쁘다'(Schlecht)의 독일어 어원은 '소박(Shlicht)'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한다. 가난한 것이 나쁜 것이다라는 의미로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천민자본주의'를 대체할 만한,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춘 새로운 언어는 없을까? '천박한 자본주의' '촌스런 자본주의' 와 같은 말들. 우리는 베버가 살았던 당시와는 다른 감수성을 이제 요구받는다.

  

* 진보누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10-0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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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러가다가
word는 'fold around'에서 나왔다고 한다.  2005/10/07   

얼굴 안 닦은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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