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도난마 경제라는 책을 읽었다. 장하준과 정성일씨의 한국경제에 대한 의견이 비교적 쉽게 정리된 책이었다. 박정희식 경제개발이 결코 시장지상주의적 약육강식의 경제개발이 아니라, 사회주의적인 국가개입하에 이루어진 경제개발이었고, 그래서 성공하였다는 주장이 눈에 띄었다.
전세계 경제개발 성공국가중에 결코 시장의 기능만을 추종한 개발이 성공한 예는 없고, 사회주의적 국가개입 경제개발들이 그나마 성공한 사례를 보여주었는데, 그런 사례도 그다지 많지 않고, 한국, 싱가폴 정도라는 것이다. 어차피 후발경제개발 도상국으로 출발하는 나라들은 이미 약육강식 자본주의 세계에서 최상의 먹이사슬 맨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는 서방국가들에게 상대가 되질 않기 때문에, 사유권도 제한할 수 있는 강력한 사회주의적 국가개입 경제개발을 하지 않고서는 최강의 서방자본주의 국가들과 경제적 경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국가개입형 경제개발도 어디까지나 세계경제의 체제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조건이다. 북한식의 우리식대로의 사회주의 경제가 성공치 못한 이유도, 아무리 국가개입식 경제개발이라고 해도 폐쇄적인 경제구조하에서는 부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현재의 신자유주의는 "시장기능 최고"라는 약육강식 자본주의 체제이며, 철저하게 국가의 개입을 배제하는 경제구조이기에, 강자들만이 유리하고, 나아가서 결국 서방일부 선진자본주의 국가들만이 이로운 경제라는 것이다. 더구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근본으로 삼고있는 경제구조가 "금융자본주의"이기 때문에 제조산업이라는 생산경제구조 보다는 "돈놓고 돈먹기"하는 고리대금식 경제라서, 이미 수백년에 걸쳐 축척해놓은 물적토대가 튼실한 서방경제대국들만이 유리해지는 경제라고 한다.
더구나 고리대금업자들의 생리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금융자본위주의 신자유주의는 새로운 연구개발과 기업가적 투지가 요구되는 과감한 제조산업 투자(삼성의 반도체나, 현대의 자동차, 조선산업같은)로 부를 축척하는게 아니라, 발전가능성이 있는 산업, 즉 주식가치가 올라가는 산업에 돈을 들여 주식차액만 챙기고서는 곧바로 또 다른 발전가능 산업에 투자처를 옮기거나, 발전산업관련 기업을 아예 사들여(기업 인수 합병방식) 주가조작으로 (대다수 인력구조정만으로 이루어지는 주가상승 조작) 인수합병한 기업의 주식차액을 가로채고, 멀쩡한 기업 반병신 만들어 놓고(기술력 높은 인간들 죄다 짜르고) 다시 팔아넘기는 방식만을 추구하는 것이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금융자본주의라는 것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를 IMF이후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이 철저하게 추종함에 따라, 오히려 IMF이전의 독재자 박정희나 전두환 정권시절보다 노동자들이나 일반서민들은 살아가기 더 어려운 시절을 겪고 있다고 장하준 박사와 정성일 박사는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덧붙여, 한국사회가 경제를 성공하게 된 이유는 서방자본주의국가와 경쟁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재벌식 경제체제를 유지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비록 독재방식의 기업경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뾰족한 기술력이 축적되지 않은 한국경제의 입장에서는 기업의 모든 역량을 독재재벌 소유자의 권력으로 한곳에 집중할 수 있는 재벌기업 체제로 자본주의 역사가 깊은 서방국가들과 경쟁할 수 있었고, 그래서 살아남고, 한국경제 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IMF 경제대란이 박정희 시대부터 구축되어온 재벌독점경제 체제의 모순이 축적되어 오다가 터져나온게 아니라, 김영삼 정권이래로 금융자본주의로의 국제개방화 되어온 한국경제가 국제 투기자본의 장난에 걸려들었기에 터져 나온것이며, IMF이후 경제가 갈 수록 어려워 지는 이유도,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이 "저투자, 저고용, 저성장"을 구조적으로 유발할 수 밖에 없는 금융자본 위주의 신자유주의를 추종하게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같이, 신자유주의는 노동자만에게만 어려운 자본주의가 아니라, 자본가들에게도 어려운(특히 제조업 기업 자본가들) 체제라는 것이다. 이렇게 양측에게 모두 어려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하에서, 여전히 강자인 자본가들은 자신들의 어려움을 약자들이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쥐어짜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손해를 벌충하고 있으며, 노동자들 스스로 내부에서도 강자입장인 정규직 노동자들이 약자인 입장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등쳐먹는 행위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생존방법을 찾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최악의 경제조건을 그나마 헤쳐나갈 수 있는 방안은 외부로 부터 강요된 신자유주의 체제가 가지는 특성인 "저투자, 저고용, 저성장" 구조를 약화시키거나 해체하는 방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정한 한도내에서 국가개입형태의 사회주의적 경제개발 재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책방법에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조건은 외부 금융자본가들에게 제압당한 국내 재벌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야만, 결국 외국 금융자본가들에게 대항 할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은 소외된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욕구를 충족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만, 그들의 지지를 얻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도, 무책임하게 "시장이 권력이다"라는 신자유주의적 성경말씀만 되니이기 보다는, 국내재벌들이 제조업 위주에서 금융업 위주로 전환하려는 욕구를 제압하고, 노동자들의 권익을 충족시켜주도록 재벌과 국가세금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하는 방식으로 신자유주의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자들도(특히 정규직 노동자들) 자신들만의 이익에만 골몰하는 노동조합주의적 속성에서 벗어나, 자신들보다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하여 자신들의 기득권을 제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제조업 자본가(금융 자본가는 제외)와 노동자 모두를 죽이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에서는 자본가와 노동자들이 단결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셈이고, 어차피 이들은 당분간 연합해야 하는 입장인데, 노무현 정권과 같은 신자유주의 추종 정권 아래서는 상당한 난관이 지속되리라는 판단이다.
이래저래 노무현 정권은 김대중 정권과 함께 최악의 정권이 되어가는 것 같다.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을 새롭게 평가해주려는 시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열린우리당 정권은 경제와 민주 모든 부분에서 실패한 정권이 되가고 있다는 생각이고, 자본가 정당인 한나라당과 노동자 정당인 민주노동당이 함께 연합하여, 이도저도 아닌 얼치기 정당인 열린우리당을 제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진보누리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0-04 14: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