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계열사인 파워콤이 다음달부터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나서면서 요금 인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최근 파워콤이 정부에 신고한 요금은 경쟁사보다 최고 26%나 싸다. 전국 통신망을 보유하고 있는 파워콤 진출을 강력 반대하던 업계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한바탕 소용돌이가 일 것으로 보인다.

◇파워콤의 요금 공세=파워콤은 자사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브랜드를 ‘엑스피드’(XPEED)로 확정했다. 10Mbps급은 ‘엑스피드 프라임’, 100Mbps급은 ‘엑스피드 광랜’이라는 브랜드로 서비스한다.

특히 저렴한 요금은 시장 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핵폭탄’이다.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엑스피드 광랜의 경우 3년 약정 요금이 월 2만8천원이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의 같은 서비스와 비교하면 8.5%와 5.7%나 싸다. 엑스피드 프라임 상품의 가격차는 더 커진다. 3년 약정 상품에 대한 월 이용료는 2만5천원으로 KT보다 26.4%, 하나로텔레콤에 비해 18.3~26% 저렴하다.

파워콤의 요금 공세는 KT, 하나로텔레콤 가입자의 이탈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파워콤이 짧은 시간 내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시장에 연간 1천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벌써 일부 통신 대리점에선 타사보다 높은 가입자유치 수수료를 의식해 파워콤 줄서기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파워콤 관계자는 “월 5만~6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올해 안에 25만명의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 걸린 업계=KT, 하나로텔레콤은 파워콤의 시장 진출에 맞서 서비스를 개선한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파워콤이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빠른 속도, 저렴한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KT는 아파트 만을 대상으로 한 100Mbps 광랜 상품 ‘엔토피아’의 서비스 적용 범위를 넓혔다. 8월부터는 일반 주택에도 ‘엔토피아 홈’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기존 VDSL 고객을 위해서는 100Mbps VDSL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하나로텔레콤도 일반 주택을 겨냥해 100Mbps급 유사 FTTH 기술을 개발, 7월부터 서울 강북 지역에 시범 서비스하고 있다. 아파트에 공급하는 ‘하나포스 광랜’의 경우 전국 8,800여개 아파트 단지 중 서비스 대상을 3,000개에서 연말까지 3,50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전화와 방송을 결합한 ‘묶음 상품’을 통해 가격을 깎아주고 부가서비스 혜택을 늘려 가입자를 수성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초고속인터넷 시장 경쟁 심화=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1천2백20만명으로 보급률이 80%에 육박했다. 연간 성장률이 5%에 머물면서 기존 고객을 빼앗아오는 시장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업체들의 수익이 급격히 하락하는 배경이다.

파워콤 진출로 인한 충격은 시장 1위 사업자인 KT(51.7%)보다는 2위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23.3%)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SO)들의 시장 진출도 경쟁을 격화시키는 변수다. 케이블망을 이용해 초고속서비스를 하고 있는 SO의 이용 요금은 월 1만7천~2만원으로 매우 싸다. 경기 성남과 분당(아름방송)에서는 심지어 월 1만3천원짜리 무약정 상품까지 등장했다.

이들 SO의 시장점유율도 급속히 올라 지난 7월 말 기준 8.7%로 두루넷을 제치고 3위에 올라섰다.

SO도 파워콤 진출에 대비해 방송과 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3가지 상품을 엮은 TPS(Triple Play Service)를 강화하고 있다.

전화 사업을 위해 다음달 중 케이블폰 법인을 별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문주영기자 moon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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