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과연 개혁을 할 의지를 가지고 있었는가는 별개로 하더라도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바람과 그런 국민들의 바람을 자신에 대한 지지로 연결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이런 바람은 취임 초기 그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나타났다.

 그런데 서영석의 말대로 노무현은 '개혁장사'를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록 그것이 장사였다고 하더라도 공희준의 말대로 노무현은 장사를 하고 남은 이윤을 주주인 국민들에게 '개혁'이라는 성과물로 돌려주어야 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노무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NATO(no action, talk only)정권이라는 이름이 초창기 노정권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말로는 급진적 개혁을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긴 것은 거의 없는 현실을 빗대 붙여진 이름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4.15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다음에도 거의 변화가 없었다. 다만 지난해 말 정략적 필요에 의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처럼 약간의 액션을 취하다 만 적이 있었다.

  그런데 NATO 대통령이 이제는 말마저도 노골적으로 수구세력을 편드는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삼성 이건희로 대표되는 독점자본과 독점자본가에 의한 국가권력 장악이 그 본질인 X파일 사건에 대해 '도청'이 본질이라고 물타기를 한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다. 특검을 반대하고 이건희로부터 검은 돈을 수수한 삼성 장학생들이 수뇌부를 차지하고 있는 검찰에 X파일 사건 수사를 맡기고 있는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다.

  한술 더 떠서 맥아더 동상 철거를 반대하는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다.

  그리고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주장하다가 이제는 한나라당에게 권력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다.

  얼마전 노무현은 자신은 한나라당과 족벌언론의 방해 때문에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식물대통령이라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어제는 29%의 지지율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고 하소연을 했다.

  하지만 이런 노무현의 푸념과 하소연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역으로 물어보자. 한나라당과 족벌언론의 방해가 없었기 때문에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인가? 왜 취임 초기에는 하늘을 찌를 듯하던 지지율이 지금은 29%로 떨어진 것인가?

  답은 자명하다.
  개혁장사를 한 노무현이 그 이익을 '개혁'이라는 성과물로 주주인 국민들에게 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은 그로부터 등을 돌렸고 그 결과가 29%의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다.

  진실은 이런데도 노무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연정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국민에 대해 "국민을 제왕으로 생각하고 필요할 때는 직언하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저는 대통령을 신하로 생각하고 지금 과감한 거역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정말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국민에 대한 반역을 과감한 거역이라고 치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진짜로 말조차 하지 못하는 식물대통령이 되어서 더 이상 그의 입에서 수구적인 발언을 듣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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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시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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