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IT도시 축소판-싱가포르 '쿨타운' 가보니...

싱가포르 국제공항에서 차를 타고 30분 정도 도심으로 들어가면 도착하는 ‘알렉산드라 거리’. 이 곳이 바로 HP가 조성한 미래 도시 ‘쿨 타운(Cool Town)’이 있는 곳이다. HP 아태지역 헤드 쿼터 건물 안에 있는 쿨 타운은 한 마디로 미래 IT사회의 축소판이다. 모바일 기술과 인공 지능·음성인식·전자태그(RFID) 등 각종 첨단 기술을 접목한 생활상을 볼 수 있도록 꾸민 일종의 체험 시설이지만 단순히 보여 주기 위한 목적의 일반 체험관하고 다르다.

 먼저 이 곳의 모든 기술은 ‘상용’ 기술이다. 연구 수준의 ‘랩(Lab)’ 기술이 아니라 이미 상품화해서 전 세계에서 사용 중이다. 단지 흔치 않을 뿐이다. 쿨 타운의 이노베이션을 책임지고 있는 데스 리 이사는 “가정·병원·학교 등으로 꾸며진 쿨 타운은 미래 IT환경을 미리 즐겨볼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전시 목적으로 개발한 모형이 아니다” 라며 “전시된 제품 가운데 95%는 지금 당장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음성 인식이 가능한 액자형 디지털 거울은 5만 달러 정도면 구입할 수 있고 필기 내용을 기억하는 최첨단 펜은 이미 P&G등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HP는 전 세계 180여 개 국가에 진출했지만 ‘허브 도시’라는 상징성 때문에 싱가포르에 쿨 타운을 설립했고, 전 세계 40여 개 업체에서 개발한 첨단 IT 제품을 활용했다. 이 중에는 국내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도 몇 개 있다는 데스 리 이사의 설명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사람과 사물이 유·무선을 통해 웹과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사람은 모바일로, 기기는 네트워크로 연결해 어디를 가나 웹 페이지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쿨 타운에서 처음 만나는 ‘디지털 홈’. 인터넷 라디오·프린터·거울·미디어센터·게이트웨이 등 다양한 기기가 갖춰져 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거실 전면의 거울. 안내자가 서울 발 비행기표 예약을 주문하자 거울은 이내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바뀌며 가상의 여비서가 등장해 일정 체크는 물론 일기 예보·교통편 예약을 일사천리로 실행한다. 동시에 비행기 표와 여행 일정을 무선으로 프린터를 통해 인쇄해 준다. 정체불명의 ‘거울’은 음성·e메일·팩스 등 모든 메시지를 수신하고 응대해 주는 미래 정보 사회에서 꼭 필요한 팔방미인인 셈이다.

 쿨타운에서 자동차는 내장된 전자장치를 통해 차량 상태를 진단해 운전자에게 발생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사전 통보해 준다. 키오스크도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르다. 인터넷과 웹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상 에이전트로 도움을 받아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생체인식 센서로 신원을 확인하면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열어볼 수 있고, 웹 기반 결제시스템을 이용해 직불 또는 신용 카드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

 쿨 타운은 ‘완료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HP는 이 곳을 3개월마다 바꾸고 있다. 지난 달에는 ‘RFID 카페’를 대대적으로 단장했으며 다음 달 최첨단 시설을 갖춘 스마트 사무실 오픈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3개월이 짧을 정도로 IT는 그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말 그대로 ‘쿨(Cool)’ 한 IT의 오늘과 내일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