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책읽기의 적(敵)이라고? 사이버 공간이야말로 요즘 책 소식을 가장 빨리 접하고 서지 정보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1999년 첫선을 보인 이후 현재 인터넷 서점은 모두 40여개. 첫 출현 6년 만에 이제 우리나라 도서판매 매출의 15% 정도를 점유할 정도로 책읽기 문화의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의 보이지 않는 인기인은 책벌레들의 안내자 노릇을 자임하는 사이버 편집자들.

주요 인터넷 서점인 YES24 (YES24.com)의 허순용 팀장, 인터넷 교보문고(kyobobook.co.kr)의 송수경 팀장, 알라딘(aladdin. co.kr)의 김명남 팀장, 인터넷 리브로(libro.co.kr)의 최덕수 팀장 등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1주일에 1200~1500종의 신간이 쏟아져 나옵니다. 책에 깔리는 꿈을 꾸다 벌떡 일어나는 일도 있어요.” “제목만 봐도 이게 진짜(좋은) 책인지, 아닌지 이제 알 것 같아요.” “신문사에서 주말에 내는 북 섹션을 많이 참고합니다.” “하지만 우리 1면 톱(초기 화면)은 잘 팔릴 책 우선이란 점에서 어쩔 수 없이 상업적인 고려가 우선이지요.”

허순용 팀장은 “초기 화면의 책은 신문으로 치면 북 섹션 1면 톱에 해당해 서점의 자존심을 걸고 선정한다”며, “YES24의 경우 편집자 17명이 1주일에 2번씩 모여 격렬한 토론을 거쳐 새로 ‘사이버 매장’을 차린다”고 했다.

책을 보는 안목은 물론 책을 팔아야 하므로 마케팅 감각도 필요하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인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북마스터도 선정에 참여한다.

최덕수 팀장은 “초기 화면에 선정되면 바로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자기 분야의 책을 메인 화면에 많이 노출시키기 위한 편집자들 간 경쟁이 벌어진다”며 “각 분야별 매출 증감은 각 편집자에 대한 평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송수경 팀장은 “책 선정시 품질(내용)과 판매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책 선정 평가는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김명남 팀장은 “독서 흐름과 무관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책에만 집착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며 “개인의 취향을 대중적 취향과 견주어 끊임없이 비교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만~3만원이 넘어가는 비싼 책의 경우 신간 10% 할인이 가능한 온라인에서 먼저 베스트셀러가 되고 오프라인으로 확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책일수록 출판사들이 온라인에서 홍보를 많이 합니다. 인터넷 서점이 단순히 서점에 그치지 않고 준(準)매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순용 팀장은 “출판사에서 신간 기획 단계부터 주제나 콘셉트, 주요 독자층, 표지 선정 등에 자문을 구해와 책의 탄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독자 카페나 서평, 편집자 칼럼 등 고객들과 만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특히 어린이책의 경우 이미 검증된 책들을 선호하는 특성이 있어 인터넷에 올라있는 독자평에 따라 판매액이 요동을 치기도 한다.

최덕수 팀장은 “ ·독자리뷰 등 커뮤니티는 추리소설이나 과학 등 매니아들의 집결지 역할을 한다”며 “독자들과 소통방식을 넓히는 것이 고객 확보의 핵심전략”이라고 말했다.

출처 : 좆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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