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론 이후로 이렇게 비쥬얼이 끝내주는 영화는 처음인 듯.
브루스 윌리스, 제시카 알바, 베니치오 델 토로, 클라이브 오웬, 브리트니 머피, 미키 루크, 닉 스탈, 조시 하트넷, 일라이저 우드 등의 줄줄이 캐스팅에, 관객을 압도하는 화면빨, 스토리, 배경, 장치들은 새로운 감각의 집합을 발산한다.

속삭이는 듯한 저음의 나래이션은 극도의 절제감을 드러내지만, 잔혹한 각 씬들의 폭발력은
흑백화면의 극적 대비만큼이나 강렬하다.

각 캐릭터의 잔혹하고 저돌적이고 거침없는 성향은 비현실적인 범죄, 타락 도시의 '일상성'이 아닌가.
핏빛은 너무나 평범한 일상의 조각처럼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싹둑싹둑 잘려나간 몸통과 고문은 소멸된 인간성의 한 면이다.

오로지 목적만이 존재하고, 결과는 이기적이다.

욕망과 타락, 절제와 분출의 융합. 그리고
이 극단의 세계에서 만화적 상상이 날개를 펼치니 너무나 '쿨'한 영화다.

진짜 멋진 장면들 많음... 마프라는 캐릭터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엉덩이가 너무 예쁜 제시카 알바의 무게감이 별로 없어서 아쉽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마프의 고문 장면 ㅡ.ㅡ; 늑대에게 먹이는... 헐헐..

 

원작 <씬 시티> 속 밤의 세계

90년대 미국 팝 컬처의 지형도 속에서 영화계에 타란티노가 있었다면 만화계에는 프랭크 밀러가 있었다. 1991년 완성된 <씬 시티>는 40~50년대 유행했던 하드보일드 범죄 소설 혹은 필름 누아르영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만화 컷과 소설이 함께하는 ‘그래픽 소설’이라는 독특한 장르 안에서 강렬한 흑백의 대비와 간결하면서도 대담한 그림체가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어두운 뒷골목의 범죄자들과 부패한 공권력이 공존하는 시대 미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씬 시티>는 보다 화려하고 현란하게 뻗어나가던 90년대 코믹스 업계의 유행을 정면으로 거스른 도발적인 시도였다. 다수의 만화상을 수상했던 <씬 시티>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에 의해 앞서 영화로 만들어진 마이크 미뇰라 원작의 <헬보이>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프랭크 밀러는 마블 코믹스에서 <데어데블>과 <배트맨>을 잇달아 내놓으며 승승장구한다. 특히 프랭크 밀러가 <씬 시티> 속 짧은 스토리였던 에서 흑백 만화 속에 주인공 여자의 옷에만 빨간 덧칠을 한 색칠 기법에 독자들은 열광했다. <씬 시티>에서 로드리게즈가 다양하게 실험한 이중 색감은 여기서 왔다. 그러한 흑백 그림체 속 강렬한 포인트의 원색 이미지는 필름 누아르 장르에서 흔히 암시되는 욕망과 분열의 징조로 작용하기도 한다. 잠잠해 보이는 도시의 이면에서 꿈틀대는 욕망과 갈등, 근육질의 남자와 관능적인 여인들이 지배하는 매혹적인 밤의 세계가 <씬 시티>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점수 :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초은하단과 행성 2005-07-04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보니 더욱 기대됩니다.

릴케 현상 2005-07-18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더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