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젊음이 네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니,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
회춘의 명약을 발견한 박해일의 어색한 연기에 눈이 오그라들다가도,
(감독의 명!연출로)김고운의 온 몸 구석구석 보며 눈이 만개한다.
소설보다 더 명확하게 욕망을 그려낸건지
숫컷들의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의 우수성을 잘 아는 건지..
영화라는 매체의 장점을 잘 살린 감독의 연출은 빼어났다.... 므흣.
이렇게 노골적일 수 있나...
벼량 끝에서 거울을 가져오고, 사다리를 타고 엿보는 노시인이라던가
들었다 놨다 하는 은교의 성향을 알 수 있는 담을 타는 모습 등에서 보여지는
클리세 같은 장면들은 배치가 적절하고 이야기의 흐름을 유연하게 했다.
이런 영화는 원작을 얼마나 잘 '구현'했나 하고 실눈뜨고 보게 되는데,
회고로 시작하는 소설보다는 뒤로 갈 수록 절정에 이르는 식의 구성을 영화에 잘 적용한거 같다.
인물의 심리와 갈등의 지점을 잘 포착한 것을 보면 감독도 소설을 엄청 좋아했나보다.
오히려 원작의 감성을 더 보완해주고 영화만의 재미를 따로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장면이나
연출이 곳곳에 보였다 .
사제지간, 세대간, 남녀간의 은밀하면서 치명적인 그릇.
그것은 깨지기 쉬웠기 때문에 더욱 깊숙한 곳에 내재되어 있었지 않았나 싶다.
엿보기는 그래서 위험하다.
왜? 자신의 욕망이 서려있으니까. 그것으로 바라보는 순간 서로 헐~
나중에 서로 할~ (割 : 베다 할)
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