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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하는 사회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사회비평을 다루는 책은 때가 중요하다. 그래야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터졌을 때 바로 출판되고, 바로 읽어야 제 역할을 발휘하게 된다. 이것은 이야기의 진실성이나 저자의 주장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다.
이 책이 출판된 지 1년이 지나서야 접하게 된 것은 그래서 매우 김빠지는 책읽기가 되어 버렸다. 국보법 폐지나 3대법안 입법 같은 굵직한 사안에 대하여 반개혁적이고, 무능한 모습을 보이는 열린당이 아닌, 1년 전의 민주당, 열린당 분당에 관한 내용을 책 곳곳에서 읽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답답함이 밀려온다. 물론 이 책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1년 전에 내린 강교수의 ‘처방’과 ‘예언’은 과연 얼마나 적절하고 적중했는가를 따져보는 일은 무척이나 재미가 있다.
결론적으로 강교수의 말은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다. 간절한 심정으로 강교수는 분당의 해악성을 늘어놓으며 막아보려 했지만, 분당은 잘 된 일이 되었다. 그러나 강교수의 말대로 열린당은 실패했다. 지역성을 탈피했으면서 개혁성도 같이 벗었고, 민주당과의 차별성에 중점을 두어 다른 진영을 수구, 반개혁으로 몰아 붙였지만, 결국엔 자기들이 한나라당과 야합이나 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역사에서 ‘가정’만큼 쓸데 없는 일은 없겠지만, 강교수의 말대로 민주당이 분당이 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 생각은 이렇다. 별반 차이가 없을 거라고… 민주당에서 뛰쳐나오나, 거기에 있으나 그 놈들이 그놈들인데…
이 책은 오버하는 열린당과 한국 사회를 비판하면서 오버하는 본인의 모습을 잘 드러내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