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이버PB 서팀장의 천만원부터 시작하기
서기수 지음 / 한솔아카데미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재산 증식, 부의 축적이 세간의 커다란 관심거리이다. 용산과 주상복합, 재개발 아파트 등의 분양권에 몰리는 천문학적인 자본과 강남의 땅값이 뉴욕, 도쿄를 추월하는 등의 투기 과열에 대응하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이 연일 언론을 장식한다. 이러한 현상을 통하여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부조리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재테크 열풍은 우리 사회의 사회적, 경제적 불균형, 불공정, 불안감에서 출발한다. IMF 직격탄은 이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직장에서 쫓겨나고, 빚에 쪼들린 서민은 죽어도 정작 커다란 책임이 있는 정치계와 경제계 인사, 부유층의 재산은 늘어만 갔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비와 세금에 등이 휘는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간의 괴리는 갈등과 불안을 낳고 있다. 일반 대중은 그들의 부패성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쥐고 있으면서도, 그들이 가진 것, 누리고 있는 삶의 방식에 대한 동경의 시선을 떼지 못한다. 이러한 현실은 잔인하게도 신분상승의 기회조차도 박탈하고 있다. ‘자본적 부’는 ‘교육의 부’로 이어지고,’ 교육의 부’는 ‘직업과 권력의 부’로 전승된다. 다시 이것들이 ‘자본적 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너무나 뻔한 사실들이다. ‘로또대박’이라는 단어에는 이러한 정체된 ‘자본적 신분’ 사회에서의 희망으로 인식된다. 복지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이 나라에서 가족 동반자살의 행렬은 더더욱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생존 전략을 강구하게 만드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과 공포는 인간을 더욱 강하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더욱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자본을 다스릴 것인가, 자본의 노예가 될 것인가. 언제나 선택은 자신에게 있다.
‘Riches serve a wise man but command a fool.’ 274p
‘재테크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생존의 몸부림을 치는 사람들의 욕망을 잘 아는 그들도 살아 남아야 하니깐.
무엇이 그들을 가난하게 하고, 무엇이 그들을 부유하게 하는가. 확실한 해답을 알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은 정보와 실천력을 강조한다. 저금리 시대에서 현명한 자금운영을 위해서 1% 더 수익률이 높은 것을 찾으라는 것. 그리고 금융상품, 금융상식, 투자방법 등을 나름대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금융, 법, 경제 관련 용어들이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느끼지만, 스스로 해결 할 수 있을 정도의 문제들이다. 돈을 잘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명하고 가치 있게 쓰는 지혜 또한 중요한데 우리 사회는 균형을 상실한 듯 하다. 우선 모으고 볼 것인가? 늘 쓰는 것이 돈이고 모으는 것은 평생인 것을… 우리 사회는 잘 쓰는 것부터 배워야 할 것 같다. 사회에 환원하고, 기부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문화와 의식이 우리 모두를 풍요롭게 하는 길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