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뭔가 의무적으로 나가야 하는데,
오글거리는 홍상수 영화와 내 책 같은 책을 쌓아둔 알라딘 중고서점 -_-;;
정말 훌륭한 코스가 아닐 수 없다.
역시나 상영관도 별로 없고 신나게 웃어재끼는 관객 30여명은
늘 홍상수 상영관 다운 풍경이었음.
정말 홍상수는 쌍수를 들 수 없을 만큼 오글거렸다.
90분은 딱 적당했다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 도심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나마 덜 오염된 것 같은 가을 날씨가 좋았고,
만원어치의 기름진 고로케는 뱃속에서 꽤 오랫동안 정제되느라
마치 낙타의 혹을 뱃 속에 넣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오늘 은유가 좋은데 -_-;; 역시 가을이야...)
기대했던 알라딘 중고서점...
들어가는 입구와 책 볼 수 있는 계단 같은 건 보기 좋았지만,
쫌 어수선하다. 책 정리하는 사람, 고르는 사람, 읽는 사람
모두가 함께 있기엔 좀 비좁다고나 할까..
이렇게 정리 잘 된 중고책방은 본적 없지만, 이렇게 어수선한 중고책방도 없을 듯 흐흐흐..
특히 어린이쪽은 책들이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어서 두 어번 밟았음 -_-;;
누가 바닥에 던져버렸는 줄 알았음...
인상적인 것은.. 부도난 생각의 나무 책들...
엄청나게 두껍고 비싸보이는 책들이 가득 쌓여있는 것을 보면,
'저러니깐 망했지'와 '저런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출판사였는데..'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딱히 인연이 닿는 책이 없어서 그냥 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