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 종교를 보는 새로운 시각, 심층종교에 대한 두 종교학자의 대담
오강남.성해영 지음 / 북성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나 같은 사람도 이런 책을 읽게 한다.
때늦은 신정정치 체제에 살려니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거대한 종교시설만큼의 위세를 떨치고 있는 자들의 입심에서 나는 구취가 참을 수 없다. 유사상품이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힐 때 정품이 뭔지 알고 싶은 욕망 따위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절대 넘어가면 안될 보이싱 피싱 같은 침 튀듯 튀어나오는 구원과 자비가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는 이 세계에 종교의 근본에 대한 설명은 현명한 소비자의 덕목처럼 다가온다. .
두 종교학자의 대담은 대단히 쉽게 쓰여져 있다. 다만 두 학자가 사제지간이란 그런지 생각이 비슷해서 지루한 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비교종교학이라던가 신비주의 같은 오해 했던 부분들을 짚어주는 것만으로도 유익했다. 종교의 유,무해성, 사회적 기능, 역할(‘만들어진 신’ 같은)보다 인간의 영적 성숙으로 가는 성찰과 깨달음의 심층종교를 대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은 대단히 유의미한 결과물이라고 본다. 문자 그대로 성직자의 말 그대로를 믿고자 하는 세태의 부작용에 대한 처방전인 것이다. ‘회의 없는 믿음은 뿌리 없는 신앙’이라는 어느 목사의 말씀처럼 자기화 하는 과정이 생략된 체 날로 먹으며 나는 진리라고 외치는 것은 부실한 자기의 신앙을 자기강화로 메우려는 얄팍함일 뿐이다.
또한 기복신앙에만 집착하는 것은 각 신앙인이나 성직자의 각성만으로는 해결 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을 내포하고 있다. 신과의 거래를 종용하고 그것의 달콤함에 젖어들어 거래 승인 버튼을 힘껏 누르는 사람들 때문에
그래서 장로는 신이 되었다.
결국 기복신앙의 정점에는 권력과 자본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고, 장로는 4대강을 파헤치고 있다.
종교는 깨달음이라는 이 터분한 제목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너와 네가 공유하고 있는 종교적 성질은 그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죽었던 신은 자본으로 부활하였다. 고배당, 고이율, 무위험이라는 달콤한 속삭임을 설파하면서…
신이 있다면 완전한 인간이 되어야만이 진정한 신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아무나 이를 수 있는 길이라면 이런 세상은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