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전쟁 샘터 외국소설선 1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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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을 피하라.",“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나서 원주민이 말살됐듯이 인간도 똑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경고가 인상적이었다.
하긴 인간 최초의 모습은 파괴적인 수확을 위한 무한한 확장이었던 것 같다. 거덜 낼 때까지..
산과 들, 바다, 지하, 우주로까지 뭔가를 찾으러 다닌다.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면 굳이 움직일 필요가 있을까. 유지 될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움직이는 거겠지.
그러니 낯선 환경과 새로운 위협에 맞서야만 하는 삶은 전쟁과도 같았을 것이다.
가는 곳마다 굶주린 미지의 경쟁자들만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75세 생일에 나는 두 가지 일을 했다. 아내의 무덤에 들렀고, 군에 입대했다"로 시작하는 이 소설에는 인간과 자연(우주), 그 안의 투쟁적 연대기가 눅눅하게 녹아있다.
소설로 '군대 얘기'를 굳이 읽을 필요는 없을것 같다만, 노인들이 나오는 SF라니 특이한 만큼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새 삶을 찾아 나서는 원동력은 바로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한 일종의 수렵, 채취같은 '자연적 선택 활동'이라는 유비.
노인은 자신의 지구의 모든 것들을 등지고 우주로 나아간다. 왜?
지구에서 살만큼 살았으니까.
팔자를 고치려거든 국적으로 바꾸라는 말도 있다던데, 이 노인은 육신을 바꾼다.
더 바랄 것 없고, 기댈 것 없는 세상에서 팔자가 다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주개척 방위군은 새 몸을 준단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불끈 솟아오르게끔 만드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준다니
돈 내고 제작되는 신체성형에 비할 바 아니다. 군대는 모든 것이 무료다.

그리고 내무반 생활 적응기와 악으로 깡으로 외계인과 싸우는 내용이 흥미진진하게 채워져 있다.
하지만 그 안의 진실은 죽은 아내와의 극적 상봉(?)에 있는 것 같다.
결국 자기 자신을 알 수 있고, 존재를 확인 하는 것은 평생을 함께 했던 그(녀) 아니냐는 말씀.

아... 이것이 SF멜로구나.

역시 나는 멜로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선명한 상상력과 외계인과의 혈투가 재미있었다.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후속작 '유령여단'을 주문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장르를 근 5년만에 읽으니까 너무 좋구나.
젊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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