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 중 이런 스타일의 영화는 아마도 처음 본 듯 하다.
영화의 심연에 담긴 주제의식의 압박감과 무게감은 상당하지만,
황당한 소재와 엉뚱한 소품으로 영화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경계에 올려 놓는다.
엽기, 발랄, 잔혹 SF라고 불러줘야 하나...
만화같은 상상력에 '미저리'같은 집착과 광기,
'화성침공'에서 보여준 듯한 풍자와 '싸이코'에서 볼 수 있었던 스릴
진지모드, 처절모드, 발랄모드 이리 저리 바뀔때마다
모호한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은 묘한 영화적 매력을 불러일으킨다.
주연, 조연 모두의 연기에서 모자람이 없었고, 신하균과 그의 단짝 순이가
보여주는 캐릭터의 개성은 근래에 본 영화 중 최고였다.
순이의 눈망울과 눈썹 ㅡ.ㅡ; 으어~
익숙해질 수 없는 고통이 가져온 광기와 파괴,
광기와 파괴가 가져온 지구의 파멸...
지켜야 했던 사람들을 지키지 못한 그의 운명이 전하는 비극은
희망에 죽음을 선고한다...
엔딩 크래딧이 상당히 우울하네요...
이런 개성 강한 영화가 너무 좋다~
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