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밀란 쿤데라의 소설은 '정체성' 이후로 두번째로 읽는 것인데, 이 소설은 더욱 난해한거 같아 읽은건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머리 속이 한없이 가볍게 느껴진다. 저자가 던져 놓은 수많은 주제의식들과 토마스, 테레사, 사비나, 프란츠 이 네명의 중심인물들의 복잡 미묘하고도 심오한 인생, 가치관, 사랑, 관계등의 경계가 모호해서 더욱 혼란스럽다. '우리의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언제나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에 존재의 무게는 알수 없는 것이다. 알수 없기에 방황하며 참을 수 없는 괴로움으로 발전한다. 그것이 운명이건, 우연이건, 속박이건 해방이건 나름대로의 정당성에 의해 어쩔수 없이 아니면 의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모든 인간에게서 동일한 것, 인간에게 있는 보편적인 것만을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개체적인 자아는 일반적인 자아와 구분되는 것이다. 따라서 개체적인 자아는 판별되거나 미리 예견되지는 않는 것이다. 우선 다른 사람을 벗겨보고, 발견하고, 정복해야만 한다.' 한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는 저들의 사랑처럼 오해와 반목의 과정속에서 잉태된 거짓없는 진실을 위함일 것이다. 각 인물들의 심리적, 사회적 시선과 심리묘사에 있어서 쿤데라만의 치밀함이 돋보인다. 결코 가볍지 않은 철학들을 자연스럽게 소설 전반에 녹여 더욱 단단한 구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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