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의 사랑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
막스 뮐러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아련한 기억속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망각의 그늘도 침범하지 못하는 영역을 가진다. 그윽한 안개 속을 걷는 듯, 파스텔톤의 동화를 그려내 듯 회상에 잠기면 마음과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막스 뮐러의 유일한 소설 '독일인의 사랑'은 이런 느낌을 갖게 한다.

일반적인 소설의 기법이 거의 없으면서도, 섬세하면서도 낭만적인 문체로 잔잔한 여운과 감동이 넘치는 것은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나는 너희들 곁에 오래 머물고 싶지만, 언제이고 내가 너희를 떠나더라도 나를 완전히 잊어버리지 않기를 바래. 그래서 너희들 모두에게 반지를 하나씩 가져왔어. 지금은 이것을 너희들 검지손가락에 끼워 두렴. 그리고 너희들이 자라면 그 반지를 차례로 옮겨 끼는 거야. 나중에는 새끼 손가락에밖에는 맞지 않게 되겠지만 -. 그렇지만 평생동안 이 반지를 끼는 거야, 응?', '이 반지를 내게 선사하고 싶으면 그냥 네가 갖고 있어. 너의 것은 곧 내 것이니까.'....

이유가 필요없는 사랑, 타산이 없는 사랑, 소유의 경계가 없는 사랑. 나의 것이 네 것이 되고, 너의 것이 내 것이 되는 사랑은 불멸이란 존재로 남게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아름답다. 그래서 소설이라 부르고 싶지 않다. '반지는 아주 오래된 종이에 싸여 있었는데, 거기에는 이미 오래 전에 써 놓은 그녀의 필적이 있었다. 어릴 적에 내가 그녀한테 했던말이었다. 당신의 것은 나의 것입니다. 당신의 마리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