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의 기술 1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3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마고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사전을 펼쳐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있다면 정말 시간이 많거나, 자신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또는 자기 수양을 목적으로 하는것이라 생각이 된다. 이 책은 사전이다. 구체적이고, 두껍고, 유혹의 모든걸 담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방대한 양이다. 13년간 집필했다고 써있는데 아니라고 해도 믿을거 같다. 흥미로운 각 장의 주제들과 분류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거 다 읽으면 나도 유혹자가 되는거 아닐까'라는 착각도 하게 된다. 그게 사실 이 책을 구입하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책의 제목대로 난 유혹에 걸려든 것이다.

이 책을 산지 몇개월이 지나서야 마지막장을 넘겼다. 다른 책을 보다가 다시 들쳐보고, 심심하면 들쳐보고, '끝장을 보자'라는 각오로 보고... 그래서 얻은건 '난 반유혹자'라는 깨달음과 유혹자(나쁘게 말하면 난봉꾼)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대중 또는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체워주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데 과연 아무나 할 수 있을까.

좋은 책이다. 하지만 내가 난봉꾼(좋게 말하면 유혹자)들의 일화를 왜 읽고 있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일화가 필요이상으로 많다. 물론 이 책이 '유부녀를 유혹하는 법'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당히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유혹은 쾌락을 위한 것이고, 그것은 본능에 충실한 것임을 충분히 이해했다. 과유불급, 이 책은 도가 지나쳤다. 읽는 사람에게 피로함을 준다. 좋은 글도 많고, 낭만적인 작품들의 수많은 글귀도 인상적이지만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이 없게 만드는 책이다. 좋은 글귀를 찾고 싶어도 찾기가 힘들다. 너무 두꺼워서.... 사전처럼 책장에 꼽아놓고 언젠가는 사용하게 될 날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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