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인디언들의 삶에 대한 얉은 지식이 전부인줄 알았기에 이 책에 크게 기대는 안했다. 초반까지만 해도 할아버지의 말에 작은 무가 나름대로 해석하고, 교훈을 얻는 얘기들이 계속 반복되어 조금은 지루했다. 그러나 읽으면서 아이의 독특한 시선과 가치관
이 담긴 글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 책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백인과 물질문명, 교회, 정치가에 대한 해학적인 문구들은 정말로 유쾌하다. 모든 잘못을 정치가에 돌리는 할아버지. '그런거 같다' '맞는 말이다' 라는 식의 작은 나무. 독초와 진드기로부터 백인들을 지켜주지(?) 않는 방관자적 태도에서 순수함이 묻어나기에 귀엽고, 잔인하게(?) 재미있기만 하다.

<어느 빈터에 걸었던 꿈들>에서의 상실된 꿈에 대한 허탈함은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윌로 존'의 모습에서는 인디언들의 '한'과 '마지막 자존심'이 느껴진다. 충실한 개들과 자연, 별, 꽃, 나무, 야생동물들에서는 넘치는 생명력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와 반대로 서구문명은 작은 나무가 이해하지 못할 부분으로 가득채워져 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하기에 자연과 동화된 인디언들의 삶에서 자본주의와 물질문명에 폐허가 된 정신과 영혼을 다시 꿈꾸어 보고싶다. 아름다움을 볼 줄 알고, 자연을 이해할 줄 알며,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있어서 우리는 작은 나무보다 더 작은 씨앗으로 있는지도 모른다.성장한다는 것은 영혼의 눈을 떠가는 것.
그렇게 우리는. 나는. 작은 나무가 바라보는 늑대별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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