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199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생을 도식화한다면, 사회를 하나의 집합으로 놓고 개인을 본다면, 우리는 누구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일상적이고, 관습적인 생활속에서 자신이 갈구하는 것은 정말로 내 가슴속에서 원하는 것인가.. 내가 나로써 존재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증명할지 혼돈스럽다.이 책의 마지막은 이러한 혼돈의 경계선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어, 나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은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이 연상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정체성이란 누군가에게 의미로 다가가는 과정을 말하는 것일까? 어지럽다. 분명한건 그 어지러움 속에 있긴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 너 아니면 나?

자유라? 당신의 참혹한 현실을 겪으면서 불행해지든지 행복해지
든지 그건 당신 자유지. 당신의 자유란 바로 그 선택에 있는 거
야. 다수의 용광로 속에 단신의 개별성을 용해 시키면서 패배감
을 갖는냐, 아니면 황홀경에 빠지느냐는 당신의 자유야.

1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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