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있는 봉은사에서 콘서트가 열렸다.
대정부 비판과 민중가요가 울려퍼지고,
시인은 시를 쓰고, 가수는 노래를 부른다.
아이러니로 가득한 밤...
안어울릴 것만 같은데, 시민들의 분노와 흥겨움은 묘한 조화를 이룬다.
혼란스럽고 비정상적인 세상이 전위를 부르구나 

4대강을 말하거나, 부정적인 면을 들추면 선거법 위반이랜다.
이에 도종환 시인은 4대강을 운하라 부르자 하고,
가수는 "내게 강같은 평화"로 시작하는 찬송가를 부른다.
불법인가 합법인가. 이 멍청한 정부의 머리로는 판단이 안 설 것이다.

강은 이미 파헤쳐졌다.
뻔히 예견되었던 일을 밟아가고 있는 걸 보면,
시민이 가진 권력이란게 있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4대강사업에 관한 시민의 반응은 미친소에 비하면 아주 미미하다는 느낌이다.
오로지 선거로 심판할 수 있다는 착각...
하지만 그거밖에 없다라는 현실의 벽은 무지 높아 보인다.

벽을 낮추던가, 눈을 높여야하거늘...
벽은 높아만 가고, 눈높이는 제자리를 멤돈다. 
벽 건너의 세상을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텐데
지나치게 어려움을 갖는 듯 하다.
진보정당을 선택하는 것은 보수정당들이 둘러친 프레임을 깨고
너머를 상상하는 첫 발이라 중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정당이 얻은 표를 통해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더 인내해야하는가를 어렴풋이 알 것이다.

10년 20년?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말로, 미래를 자꾸 늦추라는 사기꾼들에게는
욕지거리가 잘 어울린다.
때만 되면 터지는 북풍처럼 이젠 너무 식상하다.
그네들의 권력을 유지해왔던 방식을 당당히 거부해야 한다.  

당락이 중요한게 아니다.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우리는 항상 같은 선택을 하는 게 옳다.
중요한 것은 나의 정치적 의사가 정확히 전달되어졌는가이다.
이것이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숙제라고 본다.
반대를 위해 나의 정치적 판단을 뵤류 해야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몫이지 유권자의 몫이 아니다.
투표 행위 자체를 넘어서는 의미는 거짓이다.

유권자에게 있어서 선거가 정치적 수단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되게 해야하고,
선거가 전부라도 군소정당에 대한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
시민의 선택권을 보호하는 것은 SSM을 규제하는 것과 같은 원리를 가져야 한다.  

특정후보에 대한 사퇴를 종용하는 무리들과
강의 콘서트에 온 사람들
같은 듯하면서도 매우 달랐다.

강의 콘서트는 각자의 색을 뚜렷히 하면서도 같은 목소리를 내었다.
국참당과 민주당의 일부 지지자들의 몰상식한 행위는 폭압적 개발논리와 
다름없음을 보여줄 뿐이었다.
한나라당만 아니면 된다?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 또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선택에 관한 각자의 권리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이것을 모르는 자들과는 민주주의를 논의할 수 없다.  

나와 같은 방향을 보는 사람과 강의 콘서트는 그런 의미에서 큰 위로가 된다.
대화할 상대가 있다라는 것,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것...
꽤 견딜만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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