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헛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가만히 있을 수 없게 하는 그 무언가를 그곳에서 찾고 싶었다.
거리감은 분명히 존재했다. 나는 다만 줄을 서고 싶었고, 그 줄이 향하고 있는 그 끝에서 맞게 될 광경을 뚜렷히 기억하려 했다. 벼랑 밑의 대열에 서게 한 열망과 새로운 길에 대한 의지는 아직도 살아있을까. 수 많은 상징과 대중 의식의 중심에 놓여져 있는 그의 죽음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누구는 눈물을 흘리고, 누구는 이야기를 한다. 산 권력의 악취는 천하를 진동하는데, 산 자의 짐은 더욱 무거워진다. 그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떠났다. 넘치는 기대만큼의 실망과 좌절로 답했기에 인간에 대한 미련이 질기게 남는다. 하지만 그의 유산은 우리의 결핍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안겼다. 그리고 그 누구도 이 죽음의 행렬에서 제외될 수 없다는 점을 일깨웠다. '이것은 운명이다'...
그가 정권을 쥐고 있을 때 조차 낮춰야만 했고 억눌렸던 목소리들, 이름없는 죽음들을 기억해야 한다. "끝까지 싸워서 반드시 이깁시다", 고 박정태씨의 유서에 담긴 비통함은 이 순환하는 저주를 끊고자 외쳤던 피맺힌 절규였다. 목을 매고, 몸을 던지고, 몸을 태우고... 몸을 버려야만이 얻을 수 있는 해방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살아서 이기자... 그는 살아있어야 했다.. 다시는 이런 죽음을 애도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이 뻔뻔한 눈을 굴리고 있지 않은가...
썩어빠진 경찰과 법 뒤에서 미소 짓고 있지 않은가..
ㅆ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