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런 사람이 좋다. 오만할 법한 위치인데 겸손과 성찰을 잃지 않는 사람, 누가 봐도 초라한 처지인데 아랑곳없이 기개 있는 사람. 그런 사람들은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정직한 사람들이다. 내가 유시민 씨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정반대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힘을 가질 때는 표독스러운 얼굴로 착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일삼다가, 처지가 달라지면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얼굴을 하고 반성과 성찰을 말한다. 게다가 그런 상반된 모습은 늘 반복된다. 그가 또 책을 냈다. 그의 전작 대한민국개조론이 그나마 세리(SERI) 보고서 다이제스트는 되었다면, 이번 책은 좀더 한국 정치인의 보편적 수준에 근접했다. 매우 쓸모있는 것처럼 포장된 하나마나한 이야기들. 그러나 책보다 더 한심스러운 건 그를 그렇게 겪고도 여전히 그의 책을 들고다니는 적지 않은 ‘배운 사람들’이다. 그들을 보면 도리 없이 愚民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우민은 '못 배운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도 어리석은 사람'이다.

(관련된 내용을 담은 후배의 편지.)
“저는 그 성찰적이고 부드러운 모습이 '반복되는' 정치적 제스처이리라고는 생각 못 했었는데요. 그런데 그 아주 얇은 포장 아래로 과도한 피해의식이나 억울함 같은 것이 공격적으로 포진하고 있더라고요. 그분만이 아니라, 그분 주변에 있는 분들이 모두 비슷해요. 그 정체가 뭘까, 좀 궁금했습니다. 중산층이 정치세력화해야 한다는 게 공허한 명제라는 건 상식선에서 소통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주장을 너무나 과도한 열정을 가지고 마치 순교자처럼 외치는 모습이 좀 이상하잖아요. 이것도 정치적인 제스처일까요? 아니면 뭔가 찔린다는 반증인가요?” 

 

 
http://www.gyuhang.net/?page=1 

유모씨... 책 잘 팔리는거 보면 완전 신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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