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시간을 태우는 것조차 내 맘대로 할 수 없게 되었는지..
가는 신경 마디마디를 뽑아내 가듯 하루를 보내다 보면,
하루하루가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시간이 흐른다는 거, 이제 곧 들이닥칠 무언가가 있다는 거...
모든 것이 올가미 같고, 사슬 같다.
허우적거리는 팔에 엉기는 찐뜩한 번민만이 풍족하니,
무엇으로 이 허기를 채울 수 있으려나...
고픔이 고즈넉해질 시간...
잠이라도 덮으면 그 순간만큼은 앗아가지 말았으면...
정신도 체력도 체에 거를 수 없을 만큼
나는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