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도 작품이라 당대 제국간의 치열한 음모와 비밀, 스파이가 활개를 치던 시절을 고스란히 담은 것 같다.
비정치적 개인에게 미치는 정치적 이해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스파이물인데,
사회적 상황과 분위기가 개인의 삶에  관여하는 방식의 '느닷없음'이 주 테마이다.
썩을놈의 쥐박이 정부가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듯이 개인을 무식하게 파괴하고,
억지스럽게 꿰어낸 고리에 엮어 '전시'하는 것은 드라큘라 백작의 공포정치에 맞닿아있다.
짙은 농도의 불안과 공포...
대중이 흡입하기엔 이물질이 너무 많은 이 세계..
이 난감한 세계는 정말 느닷없이 찾아온다.

여기서 정보는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것은 정체성을 가르는 허물과 진실의 단서였기에 태생부터 공존할 수 없다.
하나의 세계를 명명하는 두 개의 언어...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고, 어려운 일이다.
21세기 마타하리로 둔갑을 한 '여간첩'에 정부가 신이난 듯, 언론이 방방 뜨는 것은
그들이 갖고 있는 권력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줄 뿐이다.
불신의 가지가 하늘로 치솟을 때마다 도끼는 날이 선다.
그래서 영화는 단칼에 베어버렸다.

마치 심형래 감독의 영화들처럼 ㅡ..ㅡ;
심형래 감독이 대단한 것은 70년 전 영화의 향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21세기 기술로 말이다!!!!!

암튼...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생생한 느낌'을 담은 이 영화는 현대적 감수성으로는
코미디로 전락하게 된다.
그렇다고 뭐 '웃기는 영화'는 아니다.

'제품 설명서' 같은 투명한 캐릭터들,
과도한 제스쳐와 부담스러운 클로즈 샷,
세월의 힘을 미약하게 느낄 뿐이다.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를 70년 후에 본다면.. 
어떤 힘을 느낄 수 있을까..

점수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