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 끼치는 수퍼 히어로?
악당이거나 영웅으로만 나오던 초인이 망나니 짓을 일삼다니...
일단 점수 먹고 들어간다.

핸콕은 마치 세상을 조롱하듯 힘을 쓴다.
문제는 그가 가장 빠른 해결방식을 추구하면서도
그것이 남기는 해악에 대해서는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향유고래를 투포환 하듯 바다로 내던지고, 도주 하는 차량을 건물에 꽂아 버린다.
악당보다 더 악당처럼 일을 처리 하니까 대중은 그것을 영웅놀이로 규정한다.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려고 주체할 수 없는 힘을 보여줄 뿐이라는 것이다.

영화는 수퍼 히어로를 대상으로 힘의 은유를 보여준다.
핸콕은 역사 속에서 그러했듯이 늘 위험과 위기의 시공간 속에 있으면서 
매우 폭력적으로 전개되어 왔던 불멸의 권력임을 암시한다.
그렇다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힘의 본질은 선한 것도 악한 것이 아니다.
단지 빠른 해결이 아닌 합리적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

이런 것은 미국이라는 망나니나, 개망나니 쥐박이 정부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위험으로부터의 해방, 좀 더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우리에게 권력의 보호가 필요하다면
통제된 힘이여야 하고, 모두의 지지를 얻어야만 했다.
통제 되어야 할 것은 위험 뿐 만 아니라 힘에 의한 질서도 포함되는 것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힘이란,
죽어서도 안되고, 미처 날뛰어도 안된다.


전반부가 핸콕과 세상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면 
중후반부에 들어가면서부터는 신화를 모티브로 하는 '사랑' 이야기로 확 바뀐다.
'사랑'하면 힘을 잃게 되고, 사람이 되어  죽어간다는 설정...
세계의 여러 창조 신화에 나오는 얘기인데, 역시 헐리웃 영화 스타일이 되니깐 
박진감이 있다 ㅡ..ㅡ;

꼴통 영웅이 세상과의 소통이 어색했던 것는 사랑하는 이와의 단절과 아주 밀접하다.
사랑을 잃으면 힘은 폭력이 된다.
죽음이 영원이 될 줄 알았던 마지막이 반대로 끝났지만(역시 헐리웃 ㅡ..ㅡ;)
영원한 사랑은 멀리 있어도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참 아름다운 일 아닌가 싶다.


사랑은 생명을 부활시키고, 힘도 얻게 하였다.
진정한 영웅이 탄생한 것이다.

불멸의 사랑으로 불멸의 힘을 선택한 영화의 엔딩은 
욕망의 불멸도 말하려는 것일까...
죽도록 사랑하여 죽어버리는게 더 낫지 않을까...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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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03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 기말시험 끝내고 같이 봤는데, 저런 해석은 생각도 못했어요. 정말 보는 눈이 다르군요~ ^^

라주미힌 2008-08-03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제멋대로 보는건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