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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촉각의 고등 형태이다" - 만테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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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말하고,
그녀는 나를 만진다.
내 입으로 그녀를 말하지만, 그것은 내 귀를 위한 음악이다.
멜로디는 심장이 토해내는 박자에 맞추어 성큼성큼 다가서고,
입꼬리를 올리는 후렴구에 맞춰 미소의 눈동자는 연신 춤을 춘다.
그녀를 바람 앞에 두면 흩어지거나 지나가버린 기억의 편린들에서 찾을 수 없었던 향기가 난다.
휘날리는 머리카락 한올 한올을 폐부 깊숙히 가두고자 깊이 들이쉬면 나는 그녀의 향기가 된다 .
'아직'이 있던 자리에 '이젠'은 거침이 없다.
숨어있던 내면이 속삭인다.
이번엔 진짜!... 느닷없이... 그러나 익숙한... 여전히 뜨거운.... 축적된 그리움...
먼 항해의 끝이 그리워서. 아니면 시작을 추억하다가,
망설임을 제쳐두고 이제서야 말을 한다.
공기 속을 파고드는 울림보다
손끝을 타고 오르는 떨림이
진하다.
온 몸의 세포 하나 하나가 서로를 마주할 때
인간에 대한 예의는 소통의 고리를 우직하게 엮는 것에 있음을 알게 된다.
각각의 존엄으로 쌓아올린 세계를 인정할 때야 비로소 거리두기가 사라지는 것처럼.
아무 설명이 없어도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되던 날.
손 끝의 미세함으로 그녀를 내 삶에 각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