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새 작품을 내놓았다 하면 기대되는 사람 중의 하나가 '마이클 무어'다.
총기규제, 전쟁, 이젠 시민의 건강까지...
누구보다 미국의 치부를 잘 아는 그는 그것을 벗겨내는 것에도 일가견 있다.
그의 근성과 독기는 오감을 전율케 하는 설득력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논리와 시각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치밀한 구성이 단연코 돋보인다.
미국의 의료보험정책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데리고 미국 유일의 무료보건 정책이 펼쳐지는 관타나모 수용소로 몰려가다니.
본래 목적은 다른 것을 보여주려 했겠지. '필연적'으로 쿠바의 의료체계를 보여주고 싶었겠지.
쿠바에서 치료를 받는 장면은 그만의 '특출한 재능'이 빛을 발한 씬이었다.

자신의 안티 사이트 쥔장을 몰래 돕고, '안티 대장'이 내뱉는 말(You are a shameless)을 돌려주는 장면 또한 '악동'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 그것의 부조리함에 예외란 없다는 것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다니... 왜 너희들은 모르냐? 마치 무어가 소크라테스가 된 듯 하다.
나를 따르라, 그의 선동은 치밀하고도 철저하다.
불쾌하지 않은 선동, 알면 알수록 불편한 진실에 다가서는 진지함은 높이 평가 받아야한다.

이것을 영화로만 평가한다면 좀 문제있다.
미국 사회를 모델로 삼아 '리틀 아메리카'가 된 한국 사회에 살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미국 사회처럼 우리도 앓고 있는 '사회주의 공포', '그것은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오해'
그것의 대안이랍시고 나온 시장의 자율에 투항하는 사람들에게 식코는 어떤 의미가 될 것인가.
너무나 뻔한 결과에, 그들의 곡소리가 듣고 싶어지는 '심술'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환자를 더욱 건강하게 한 의사에게 보너스를 주는 시스템
보험회사의 이익을 위해 치료를 거부한 의사에게 보너스를 주는 시스템
어떤게 더 나은지 판단하기 그렇게 어려운가.
기업의 이익이 개인의 이익이 될 것이라는 환상에 젖어들면 어렵게 되겠지.

세금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었다.
국가와 사회가 해주는 것도 없이 부폐한 기업 구제하는데에 쓰고, 보도블럭 교체하는데 쓰고,
국회의원들 해외여행 보내주는데 쓰니... 그런 '분위기'가 조성 된 듯 하다.
'효율', 시장에 맡기자는 논리가 통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러한 '불신'을 밑바탕으로 깔고 있어서인데,
그렇다고 죽어가는 사람 살리는데에 쓰이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도매급 처리해서는 곤란하다.

타인을 위해 내는 세금을 아까워 하는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은.
자신를 위해 타인이 세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삼모사냐?
자신 있어?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할 자신...
그렇다면 미국에 가서 살아도 된다.
한국에서 미국을 실현할 생각일랑 거두고...

'식코'... 바보가 아닌 이상, 우리는 '이성'으로 행동해야 한다.
아무리 개명박 정부를 지지하고, 놈현 정부를 지지했다 하더라도...
식코가 말한 것들을 행동하려는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하더라도...

돈 없어서 죽는 세상을 만들면 되겠나?
몸뚱이 하나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몸 하나 관리 못하게 된다면
무엇으로 희망을 말하겠는가.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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