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수 男들의 '이유 같지 않은 이유'
"사우나인 줄" "결제만 했다" "이혼 후 외로워"…당찮은 변명 일색
스포츠마사지, 안마시술소 등에서 성매수를 한 남성들은 어떤 변명을 늘어놓을까?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9일 여수 H 안마시술소를 단속, 이곳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한 대학교수 등 남성 650여 명의 인적 사항을 파악하고 신용카드 사용 경위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광주지방경찰청도 지난 9월 광주 광역시 남구 K · 북구 H · 서구 S 스포츠마사지 등 3곳에 대한 단속을 벌여 신용카드 이용자 800여 명에 대한 성매수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
결제만 하고 나왔다” “
이혼 후 외로워서 갔다” “
사우나인 줄 알았다” “
잠만 잤다” “
안마만 받고 나왔다”는 등 변명하는 데 급급했다.
신분 노출을 꺼리는 공무원 등은 끝까지 ‘오리발 작전’으로 버텼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A(29)씨는 “
잃어버린 카드가 그곳에서 사용이 됐을 뿐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카드 분실신고 내용을 달라”는 경찰 요구에 고개를 떨구었다.
대기업에 다니는 B(36) 씨는 “
노래방 카드 체크기가 고장나 옆집인 스포츠 마사지 업소에서 대신 카드를 긁은 것”이라고 발뺌했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C(47) 씨는 “
친구가 운영하는 안마시술소에서 ‘카드깡’을 한 것”이라고 버텼고, 건설업체 직원 D(45) 씨는 “
손님 접대를 위해 카드로 결제하고, 나는 그냥 집으로 갔다”고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자영업자 E(50) 씨는 “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취해 잠을 자러 갔던 것뿐”이라고 우겼다.
하지만 정황 증거를 내보이고 보충 조사에 들어가면 대부분 성행위 사실을 인정한다는 게 수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행 ‘성매매 특별법’은 성매수자에 대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초범일 경우 대개 100만 원 내외의 벌금이 떨어진다.
또 ‘여성의 전화’ 등 사회단체나 법무부 보호관찰소에서 운영하는 성 매수자 교육 프로그램(John school)을 최소 8시간 이상 받아야 한다.
한편 지난 6월 광주지역에서 발생한 ‘가출 여중생 감금·성매매 사건’ 수사는 현재 답보상태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전북지방경찰청은 성매수 혐의자 800여 명 중 130명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친 상태로, 피해 여중생인 A(14) 양과의 연락이 두절돼 나마지 사람들과 대질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