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무가지가 늘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무가지를 수거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바쁜 출퇴근 시간에 뿌려지는 무가지라, 빼곡한 사람들 틈 속을 헤집으며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귀찮음 또는 무관심으로 보였다 사라졌다 하는 사람들.....
자기 몸무게의 몇 배를 수거해야만 단돈 만원을 쥘 수 있는 그들은 주름과 백발이 만연하다.

오늘은 무가지를 수거하시던 두 노인(할아버지-할머니)이 고성을 지르며 다툼을 벌였다.
한 장의 무가지를 더 얻기 위하여 분주히 움직이다가, 왜 당신이 너 많이 가져가냐고 하면서 충돌이 난 것이다.
서로는 서로에게 분노하고, 상대방이 가슴에 안고 있던 무가지를 바닥에 떨어뜨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떨어진 것들을 다시 주워서 서둘러 옆칸으로 옮겨간다...
생계는 무가지에 달려있으니, 싸울 시간도 그들에겐 사치스러웠나보다.
1kg에 50원, 100kg에 5000원...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고, 버려진 것에 사람이 끌려간다...

물질적 풍요가 인간의 삶에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은 어쩌면 거짓말이다.
물질은 인간의 삶이다.

그들이 젊은 노동자로 살아가던 시대,
그들을 소외시킨 작금의 황혼의 시대,
달라진 것은 없다.

누군가에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무가지처럼 물질로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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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2 20: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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