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나이지리아에 ‘아프리카 홍콩’을 건설하고 있다. 1898년 영국에 99년 동안 홍콩 땅을 내줬다가 1997년 겨우 되찾았던 중국이 외환보유액 1조2천억달러에 이르는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유사한 방식으로 아프리카 대륙에 ‘홍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16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아프리카 홍콩’은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동남쪽, 황금해안을 끼고 있는 라이지 반도에 들어선다. 총면적은 165㎞로 ‘원조(元祖)’ 홍콩의 1.5배 크기다. 중국측이 투자기업 유치 심사는 물론이고 공단 건설과 계획, 관리 등 모든 권한을 독립적으로 행사하는 홍콩식 경제특구다.
‘아프리카 홍콩’ 진출을 주관하는 곳은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의 장닝(江寧)경제기술개발구와 난징 베이야(北亞)투자 집단, 중국 철도건축총공사, 중국토목공사집단 등 4개사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나이지리아 라고스주(州)로부터 공단 용지로 사용할 30㎢의 토지 사용증을 발급받았다. 공단내 토지를 99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받은 것이다.
중국측은 나이지리아 특구 개발을 3단계로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10㎢ 부지에 2~3년 안에 중국 전용 공단을 완공할 계획이다. 경공업, 방직, 건자재, 가전, 기계제조, 물류 창고업 등 업종의 진출을 주로 바라고 있다. 현재 도로와 전력, 공업 용수 등 인프라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예상 투자 금액은 2억6400만달러. 앞으로 5년 동안 총 10억달러를 투입해 30억달러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나이지리아 경제특구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들은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리게 된다. 아울러 나이지리아가 유럽연합(EU)과 맺은 협정 덕분에 나이지리아 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을 유럽으로 팔 때 우대 관세 혜택과 함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를 적용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중국측은 ‘아프리카 홍콩’을 아프리카에서 가장 현대화된 제조 및 생산·판매·무역 기지는 물론 레저, 관광 오락의 중심지로 삼는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오는 10월 1차로 투자자를 정식 모집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현재까지 120여개 국내외 기업들이 투자 의향을 나타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30여개사는 가계약까지 맺었다. 난징 자동차는 소형 승용차를 나이지리아 경제특구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생필품 생산기지로 유명한 우시(無錫)의 경우 시 차원에서 나이지리아 특구에 ‘우시 전용 공단’을 건설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홍인표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