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매일 잠을 잔다. 인생의 3분의 1이 잠자는 시간이라면 평균 수명을 80세라고 볼 때 자그마치 27년이라는 시간을 잠으로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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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도대체 잠이 왜 필요할까. 잠의 기능은 아직까지도 과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가지 이론으로 설명이 되고 있다. 첫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잠을 잔다는 것. 즉 밤에는 잘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천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잔다는 얘기다. 또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포유동물의 경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잠을 잔다는 이론도 있다.

둘째, 우리가 자지 않고 활동하는 동안 신경전달물질을 비롯한 체내의 여러가지 화학물질은 점점 고갈되고, 뇌 안에 노폐물이 쌓인다. 때문에 생명활동에 필요한 화학물질을 재생산하고, 노폐물을 제거해 뇌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잠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심한 운동을 한 후 잠을 잘 때는 화학물질 재생산을 위해 체내 에너지 소모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 소모를 감소시키는 비렘수면이 증가한다. 따라서 이 설명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주장도 있다.

셋째, 수많은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가 형성되는 시기에는 렘수면이 증가하는 것으로 미루어 잠을 자는 동안 뇌의 기능을 시험하게 된다는 이론도 있다. 유아기 때 전체 수면 시간과 렘수면 시간이 증가하는 이유는 형성된 신경회로망을 테스트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넷째, 깨어있는 동안 여러가지 활동을 통해 뇌 안에 입력된 막대한 정보를 정리하고 필요없는 정보를 제거할 시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있다. 자는 동안 몸은 휴식을 취하지만 렘수면 기간 동안 학습이나 기억에 필요한 뇌 활동은 활발히 일어난다. 즉 렘수면은 뇌가 깨어있으면서 재충전을 해 내일을 맞을 준비를 하는 시간인 것이다

 

 

글 | 한병희 서울대 제약학과 교수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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