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백화점에서 옷을 살 때 품질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 한 번쯤 해 보셨을 겁니다.
이렇게 원가에 비해 옷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건 바로 업체들이 백화점에 내는 수수료 때문이라는데요.
결국 이런 부담은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백화점 옷에 낀 거품의 실체를 김혜성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기자: 같은 의류회사에서 만든 두 벌의 재킷입니다.
소재와 색상, 디자인이 거의 비슷하지만 한 벌은 백화점에만 납품되는 옷이고 다른 한 벌은 할인점용입니다.
판매가격은 백화점용이 1.5배 비쌉니다.
두 옷의 상표를 가리고 시민들게 어느 쪽이 백화점옷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 인터뷰: 이것보다는 이게 더 달린 게 많으니까 비싸지 않을까요?
바느질은 별로네.
● 인터뷰: 차이를 모르겠는데...
● 인터뷰: B요.
● 기자: B가 왜 더 좋아 보여요?
● 인터뷰: 저거 왠지 비싸게 보이려고 많이 한 것 같아요.
● 기자: 나타난 결과는 실제와는 정반대로 할인점 옷을 백화점 옷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백화점에서 156만원에 팔리고 있는 한 유명브랜드의 코트.
한 동대문시장 의류업자는 이 옷의 원가가 원자재값과 디자인 개발비를 포함해 28만원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취재팀의 확인 결과 해당 브랜드에서도 그 정도의 원가가 들었다고 인정했습니다.
● 기자: 저희가 본 코트는 알파카 코트였고 가격은 156만원 정도 됐거든요.
그러면 30만원선 정도로 보면 되는 건가요?
● OO브랜드 관계자 (전화녹취):네, 그 정도로...
● 기자: 백화점에 입점한 의류업체들은 제품의 원가가 보통 판매가의 4분의 1에서 5분의 1 정도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 백화점 입점업체 관계자: 그게 딱 마지노선이에요.
5배수.
2만원에 만들어서 10만원에 팔아야 돼요.
● 기자: 그런데도 백화점 옷값이 턱없이 비싼 것은 무엇보다도 업체들이 백화점측에 내는 시설 사용료, 이른바 수수료 부담이 과중하기 때문입니다.
● 前 의류업체 사장: 수수료가 36~38% 정도 되니까 이게 타산이 안 맞아요.
● 기자: 이뿐만이 아닙니다.
백화점이 실시하는 경품행사비용은 물론 매장 개편에 드는 인테리어 비용 역시 업체 부담이고 명절 인사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前 의류업체 사장: 통상적으로 팀장은 얼마, 바이어는 얼마 이런 것이 전부 다 정해져 있었어요.
● 기자:명절 때마다?
● 前 의류업체 사장:명절 때마다...
● 기자:얼마 정도씩?
● 前 의류업체 사장:당시 시세로 30에서 40...
● 기자: 심지어 백화점에서 정한 매출을 올리기 위해 업체 스스로 자기 옷을 구매하는 어이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 의류업체 관계자: 자기가 자기 옷을 구입하는 거예요.
여기서 수수료 30%까지 백화점에 주면서...
● 기자: 백화점 옷값에 잔뜩 끼어 있는 거품과 수수료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백화점측의 행태를 오늘 밤 10시 40분 뉴스후에서 집중고발합니다.
MBC뉴스 김혜성입니다.
(김혜성 기자 hyesung@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