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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 이어폰 |
(2006-11-13 22:45:34, Hit : 254, 추천 : 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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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한학수 pd가 쓴 책을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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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무엇보다 흥미진진합니다.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분량인데 마치 어렸을 때 읽었던 셜록 홈즈의 추리 소설처럼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해져서 사자마자 그 날 바로 다 읽었습니다. 다른 것은 그렇다고 치고, 저는 이 책을 덮고 나서 아직도 제보자인 k(이미 실명이 보도가 다 됐지만 저도 그냥 책대로 표기합니다)가 취업을 못하고 있답니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강준만 교수가 최근에 노무현 정부 들어와서 내부 고발자가 오히려 줄었다는 기고를 했던 게 생각이 나더군요.
소위 말하는 황우석 사태는 누구랄 것도 없이 우리 모두가 공범이고 아니면 최소한 방조는 했습니다. 때문에 누가 누구를 비난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사회는 모두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진실을 위해 어려움을 감수했던 제보자 k는 여전히 취업도 못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요? 황우석 교수는 파면을 당해 응당 짐을 졌지만 다른 교수는 정직 몇 개월로 끝났고 소위 말하는 황금박쥐의 금박쥐, 김병준씨는 지금 무슨 고위 관료로 복귀했고 박기영 보좌관은 대학 교수로 복직했고 진대제 장관은 경기지사 후보로까지 나왔습니다.
한학수 피디도 책에서 말을 합니다만, 유일하게 반성하지 않은 집단이 3곳 있는데 황우석씨, 노무현대통령 그리고 조선일보입니다. 이들은 지금까지 그 어떤 사죄 표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기이한 현실입니다. 양심에 어긋나게 살지 않기 위해서 세계를 상대로 싸운 제보자 k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의사 자격도 있는데 취업도 못하고 있고 한학수 피디는 온갖 풍파에 휘말렸지만, 정작 이 진실을 덮으려고 했던 자들은 그 흔한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강준만의 주장대로 내부 고발자가 노무현 정부 들어와서 오히려 줄어들어다는 사실을 그냥 흘려들을 수 없습니다.
분명하게 우리 사회는 지금 후퇴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정책으로 민란 직전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곧 몇 명의 관료를 사퇴시키고 잊을 지 모릅니다. 여전히 한가하게 '노무현대통령님 민중의 피끓는 삶을 보십시오'라는 읍소형 비판이 주류이지 피빛어린 성토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내부 고발자 k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의사라는 우리 사회의 주류적 직업이 갈 곳이 없어 거리를 떠돌고 있는데 하물며 이름 없는 시민들은 어쩌겠습니까? 정말 너무나 어이가 없습니다. 이제 대중은 분노만 하지 거리로 나서지는 않습니다. 온갖 부조리와 모순 앞에서도 행동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87년 이전의 사회로 돌아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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