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어이가 없어서 뉴스의 그 문제 장면이 지나가자 마자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삼십 평생 처음 있는 일이다.
열받아서 방송국에 전화하기는...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 중국이 올림픽을 맞아서 교통질서 확립에 애쓰고 있다는게 뉴스의 요지였다.
그런데 이 내용을 전달하고자 보여준 화면은 자전거를 탄 사람이 무단횡단을 하다가
달려오는 자동차에 치어 튕겨 날아올라 사망하는 장면,
무단횡단을 하는 두어명의 사람들이 버스에 치어 깔아뭉개지는 장면.
물론 클로즈업 컷 같은 건 없었으나 누가 봐도 사람이 뭉개지는건 보였다.
토할 것 같았다. 잔인한 장면에 토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걸 이용해
뉴스 시청률을 올리려는 MBC의 그 천박한 기질이 여전히 펄떡인다는게 토할 것 같았다.
뉴스에 자극적인 영상을 돌려서 문제화된게 내가 기억하는 바로만 최소 네 번이다.
전에는 살인사건을 중계 비슷하게 하기도 했었지...
뉴스가 점점 제리 스프링거 쇼처럼 되가는군.
문제는 이렇게 멋대로 굴어도 제대로 시정조치가 내려지지 않는 시스템에 있다.
더이상 언론의 양심에 알아서 맡기는 것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데
이를 막는 어떤 제도도 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9시 뉴스라... 초등학생도.. 임산부도.. 심장이 약한 사람도.. 그 누구도.. 다 볼 수 있는 프로다.
19금 마크도 없고, 노약자나 임산부는 주의하라고 프로그램 시작전에 말해주지도 않는데.
구역질나는 미디어 같으니..
내가 받은 정신적인 충격에 대해
담당 프로그램 최고 책임자와 방송국을 상대로 소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