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2006-04-12 10:06]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부동산간접투자상품의 꽃’이라고 불리는 리츠가 부활의 몸짓을 하고 있다. 그동안 리츠는 까다로운 법규제 등으로 설립하는데 어려움이 컸으나 건교부가 2차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을 적극 추진 중이어서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11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건교부가 추진하고 있는 2차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자산관리회사들이 잇따라 리츠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건교부는 작년 4월 부동산투자회사법을 개정해 시행한 바 있다. 당시 건교부는 리츠 설립자본금을 50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낮춰주는 등 파격적으로 법을 개정해 리츠 활성화를 도모하는 데 앞장섰다. 그러나 법이 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설립자본금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했고 게다가 설립절차마저 까다로워 리츠 활성화는 요원했던 게 사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올해 2차 부동산투자회법 개정을 통해 업계의 이 같은 애로사항을 충분히 반영할 계획이다.

건교부 토지관리팀 이창희 사무관은 “빠르면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며 “현재 관련부처 및 업계와 활발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충분히 의견을 수렴한 후 법을 상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빠르면 6월 늦어도 9월에는 국회에 법안을 상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건교부가 추진 중인 2차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설립자본금을 2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대폭 낮추고, 예비인가와 본인가를 단일화해 설립 기간을 종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것이다. 또 차입금 한도를 현행 자기자본 200%에서 총자산(자본금+부채)의 200%로 확대하고, 리조트단지·주택건설 등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비율을 자기자본의 30%에서 총자산의 30%로 높일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설립자본금이 대폭 낮춰지고, 설립절차가 간소화됐다는 점이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정된 법이 시행되면 부동산금융시장을 주도해 온 부동산펀드와도 충분히 경쟁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펀드의 경우 자본금 규모에 제한이 없고 금감원으로부터 상품 약관만 승인 받으면 돼 투자자 모집이 수월했다. 이에 반해 리츠는 설립을 하기 위해선 현재 법규제대로 250억원이상의 물건을 편입해야 하며, 설립기간도 3개월 이상이 걸리다 보니 부동산금융상품으로써의 매력이 떨어졌다.

한편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작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그동안 리츠 설립이 뜸했던 자산관리회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설립한 C9자산관리회사는 최근 건교부로부터 ‘C9인피니티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본인가를 승인 받았다. ‘C9인피니티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는 자본금 356억원으로 설립요건을 충족시켰다. 편입물건은 양재동에 소재한 'HI BRAND'를 구분 소유(14%)하는 것으로, 모토로라에 임대해 운영한다. 발기인인 86억원을 투자했고, 사모로 270억원을 모집했다.

주요 주주는 농협중앙회(14.02%), (주)인평(8.41%), C9자산관리회사(1.86%), 외환은행 신탁부(16.82%),우리모아사모주식혼합투자신탁1호(우리자산운용)(14.02%),삼성증권(42.06%), 현대증권(2.80%)이다.

또 자산관리회사 중 가장 많은 리츠를 설립한 코람코도 지난달 말 건교부에 ‘코크렙제8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코크렙제8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자본금은 460억원으로, 종로구에 소재한 거양빌딩과 분당에 소재한 신영타워를 매입해 임대 운영한다.

발기인이 199억원을 출자하며, 공모를 통해 260억원을 모집한다. 주요주주는 우리은행 (10%), 삼성생명(6.7%), 교보생명(6.7%), 대한생명(6.7%, LG화재(6.7%), 신한생명(6.7%) 등이다.

김성호기자 shkim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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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12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하반기에 주목해야 할 재테크 이슈 ^^
 

[주간조선 2006-04-11 09:26]

영어에 오염돼 가는 한국어
교과서에도 기형적 문장 많아... 단어뿐만 아니라 문법까지 왜곡

우리말이 위기를 맞고 있다. 글이 없는 상태에서도 근 2000년을 버텨온 우리말이, 그토록 우수하다는 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오늘 이 시점에서 오히려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인가? 몇 가지만 사례를 들어보자.

장면 1

“오전에 메이커에 인스펙션하러 가고, 오후에 팀미팅이 잡혀 있어서 스케줄이 풀이야.” 어떤 종합상사 직원이 구내식당에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는 내용의 일부이다.

우리말은 우리말인데, 어딘지 좀 이상한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중요한 부분은 거의 영어 단어로 도배되어 있고, 기껏 토씨(조사)나 씨끝(어미) 정도만 우리말로 되어 있지 않은가? 이쯤되면 우리 글자가 없던 시절에 남의 나라 한자를 빌려서 우리말을 표기하던 방식이 생각나니 가히 현대판 이두(吏讀)라 할 만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런 기형적인 한국어는 특히 대학 강의실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우리말로 번역되지 않은 정보가 과연 우리 것이 될 수 있을까?

장면 2

“그래도 내가 왕년에는 한 당구 했다.” 십수 년 전부터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이른바 관형사 ‘한’을 붙인 용법인데, 근래에 들어와 번성하게 된 확산의 저변을 한번 생각해 보자.

물론 전통적인 우리말의 용법에서도 고승이 도를 깨우친 경우를 가리켜 ‘한 소식 했다’고 한다거나, 이미 전성기가 지난 운동선수나 연예인을 두고 ‘한물갔다’고 하는 용례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널리 통용되어 세력을 얻게 된 것은 최근의 조류라고 할 수 있다. 왜 그럴까?

필자는 중학교부터 이루어진 영어 교육에 혐의를 두고 싶다. 우리말에 없는 부정관사의 용법에 일찌감치 혼이 난 학생들은 ‘a’만 나오면 진저리를 치면서도 이 놈을 ‘한’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공식을 머릿속에 갈무리해 두었던 것이다. 욕하면서 배우는 격이라고 할까? 예전에는 그래도 집에 돌아오면 잘못된 어법을 바로 잡아줄 교사가 있었다. 바로 우리의 부모님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부모도 중등교육을 통해 영어를 체계적으로 잘(?) 배우셨으니, 자동 교정 장치도 이제는 기대할 수 없게 된 셈이다.

그런 배경에서 어떤 발상의 재주꾼이 익살스럽게 ‘한 당구’를 외치자 모든 젊은이가 그 낯익은 ‘한’의 용법에 나도 알고 있다는 식으로 환호를 보내기 시작하고, 그리하여 이 ‘한’이 젊은이의 언어 생활 영역에 당당히 입성하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오늘 점심으로 한 라면 어떠신지요?”

장면 3

“여의도 가는 길에 마포까지만 좀 실어주면 좋겠어.” 차에 태워 달라고 부탁하면서 미안한 마음에서 겸손하게 자기를 비하(?)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태워주고’ ‘짐짝’은 ‘실어주는’ 것인데, 그래도 스스로를 짐짝 취급한 처사는 너무하지 않나 싶다.(우리말 동사는 사람처럼 생명이 있는 생물과, 나무나 돌처럼 생명이 없는 무생물을 문법적으로 달리 대우하는 특징을 갖는다.) 이 동사의 용법도 ‘사람’과 ‘짐짝’을 동일하게 목적어로 받아들이는 영어의 동사 ‘carry’가 퍼뜨린 병원균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면, 지나친 피해의식일까?

이상의 세 장면을 잘 보면, 영어의 영향이 외래어 남용이라는 단어 차원을 넘어서 문장 용법(문법)에까지 침투해 들어왔음을 알 수 있다. 한 언어가 다른 언어를 만나서 언어의 치환(置換)이 일어나더라도 잘 바뀌지 않는 핵심부가 문법이라고 한다면, 우리말의 문법 부분에 미치는 영어의 영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비유컨대 고름이 뼛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 단계라고나 할까?

이와 같이 우리말에 남은 외국어의 흔적을 번역학에서는 ‘번역투(translationese)’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어떤 글이 원본(original text)이 아닌 번역본(translated text)이라는 흔적이 일정하게 반복적으로 출현하는 글의 특성이 바로 번역투다. 이 글에서는 일단 문어(文語)와 구어(口語)의 차이는 논외로 하고, 번역투의 논의대상도 영어 번역투로 한정하기로 한다.

번역투를 누구보다 제일 먼저, 그것도 자주 만나는 사람은 번역서의 독자다. 그런데 번역서의 독자가 번역투를 접하는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원천언어(외국어)의 구체적인 간섭을 모르는 가운데 번역본만을 본다는 사실이다. 이 점은 대단히 중요하다. 원천언어(원본)의 존재가 있어야만 번역의 잘잘못을 따질 수 있기 때문에 번역투는 일단 오역의 굴레에서 면제되고, 따라서 이러한 인식, 곧 ‘번역투가 오역은 아니다’라는 인식이 바탕이 되어 번역투의 확산을 불러오게 되는 것이다.

우선 번역투의 확산 요인부터 짚어보자. 영어 번역투의 발생 내지 확산의 요인은 다음의 세 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는 사회문화적 요인이다. 일제 강점기의 말기는 주지하다시피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인해 우리 국어를 사용할 수 없는 모국어의 공백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에 의한 군정이 실시되고, 뒤이어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미군이 연합군의 주력으로 참전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미국의 힘이 커진다는 것은 곧 영어의 힘이 커진다는 것과 동의어였다.

둘째는 교육적 요인이다. 학교 교육은 일반 대중의 언어생활을 좌우하는데, 이러한 학교 교육의 핵심은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성인이 되기 이전에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는 해당 공동체의 언어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국어 교과서에서 접하는 문장 표현은 평생 동안 기억에 저장되어 거의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의 언어생활에 중요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만큼, 국어 교과서의 문장은 당연히 여러 가지 기준에서 모범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도 실제로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문장을 살펴보면 번역투의 시각에서 적잖은 문제가 발견된다. 아래에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한다. 밑줄 그은 부분이 어색한 구문이고, 괄호 안에 이탤릭체로 된 부분은 어색한 구문을 자연스럽게 고친 것이다.

(1)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처자가 있는 가장은)

(2)수업에서의 나의 발표는….(수업 중에 내가 하는 발표는…)

(3)함부로 약속을 하지 말 것을 충고한다.(약속하지 말라고)


(4)사후에 신의 보상이 있음을 생각하라고 권한다.(보상이 있다는 생각을 하라고)

(5)잘못된 정보도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주의해야 한다.)

(6)의사소통을 함에 있어 전혀 후각을 이용하지 않는다는….(의사소통을 할 때)

(7)그 곳에는 커다란 돌들을 쌓아 만든 화덕이 놓여 있었다.(커다란 돌을 쌓아)

(8)웃음의 유일한 기능은 ‘긴장으로부터의 해방’이다.(긴장에서 벗어나는 해방)

(9)삶에 대한 지혜를 얻기도 하였다.(삶의 지혜를)

셋째는 매스컴의 요인이다. 신문과 방송에서 적절치 못한 외래어가 남용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된 이야기이지만, 번역투와 관련하여 특히 외신기사를 다루는 국제부 담당자들이 가진 우리말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아래의 예문은 인터넷 사이트(2005년 12월 10일 D포털사이트)의 국제면 기사에서 뽑은 텍스트인데, 조금만 신경을 쓰면 번역투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다.

(1)뉴욕타임스는 맥먼처럼 결혼할 때까지 순결을 지킬 것을 약속하고 이를 상징하는 반지를 낀 청소년이 수십만 명에 달하고 있다면서 절제 운동의 일환으로 보급되고 있는 순결 반지가 점점 더 주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순결을 지킨다는 약속을 하고)

(2)동양 고유의 풍수사상이 적용된 옛집은 단순한 건물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서구 부유층은 믿고 있다.(서구 부유층의 믿음은… 옛집이… 있다는 것이다.)

(3)조사에 참가한 북아일랜드 출신 소아과 의사 니겔 윌리엄스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현실을 돌이켜보고 정부 대책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스스로 깨닫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윌리엄스는 정부가 현실을 돌이켜보고…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4)외국의 한 미디어 분석 사이트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재킷 사진들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판매되는 사진들이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비교 사진들을 올렸다.(사진과…)

다음으로 번역투의 문제를 몇 가지 짚어보자. 번역투는 친숙한 모국어 구조를 왜곡하므로 일단 읽기가 힘들어진다. 낯선 구조란 신선감이나 이국적 취향의 음미에 앞서 일단은 해독의 고통을 강요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국어에 존재하는 다양한 표현 기회를 번역투로 생성된 기형적 표현이 원천봉쇄해 버린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흔히 사용되는 접속 표현의 관용구 ‘as soon as’는 거의 모든 영한사전과 영어 참고서에 ‘…하자마자’로 소개되어 있는데, 영문 텍스트를 대할 때마다 이 구문을 ‘…하자마자’로 옮기게 되면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될 여지가 영영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이 구문은 ‘…하기가 무섭게’ ‘…하는 것과 동시에’ ‘…하려는 찰나에’ ‘…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등 얼마든지 자연스럽고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다. 마치 다양한 종(種)이 사라지고 외래종인 블루길과 황소개구리만 남은 연못 생태계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하겠다.

물론 번역투가 전부 부정적인 측면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간혹 우리말의 어휘와 구문을 풍부하게 채워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형적인 영어 구문으로 알고 있는 관용구 ‘it goes without saying’ 등도 사실 프랑스어 구문의 단어 대(對) 단어 모방 번역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이 경우의 프랑스어 번역투는 영어의 구문을 풍요롭게 하는 데 일조한 셈이다. 이러한 관점에 선다면, 번역투에 대해 지나친 경계심을 보일 필요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번역투가 목표언어의 언어 사정을 감안해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니만큼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핵심은 번역투가 모국어의 빈칸을 우연히 채워주는 경우에만 그 긍정적 기능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기존에 있는 모국어의 표현 수단이 새로 발생된 모종의 표현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이를 번역투가 대신해서 채워준다면 이러한 경우가 바로 번역투의 긍정적인 기능에 해당한다.

무분별한 번역투의 확산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모국어를 지키려는 번역가의 주체 의식이 확고하게 정립되어야 한다. 조건반사적인 번역 작업 방식을 지양하고, 항상 상황 문맥을 고려한 번역을 내놓아야 한다. 양적으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번역투 자료가 전치사와 관련된 구문이라는 것은 아직도 조건반사적인 번역 작업을 수행하는 번역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결과다. 이와 함께 번역서를 읽는 독자도 엄중한 감시자가 되어 불필요한 번역투가 넘쳐나는 텍스트를 추방하자는 사회문화적인 공감대를 이루는 데 기여해야 한다.

언어는 한 나라가 가진 고유한 문화유산의 가장 핵심적인 알맹이이다. 우리는 이 언어로 이룩한 고유한 정신을 온전하게 보전해서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 그래야 과거 동북아시아 최고의 문명국이던 중국의 문화와 한자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말을 의연하게 지켜낸 우리 선조에 대한 최소한의 예라도 차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우 경남대 교수·국어국문학 (kjwn@kyung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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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12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리말을 제대로 쓰는것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세상이다.

하늘바람 2006-04-12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투로 써야 오히려 좋은 글로 보는 이도 있더랍니다

라주미힌 2006-04-12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제가 주로 쓰는 표현들만 모아놨네요. ㅎㅎㅎ

이리스 2006-04-12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 그러게 말입니다요. 좀 배운티 내려는 사람들이.. ㅋㅋ
라주미힌님 / 1학년, 문장론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지적해주신 오류들이 저 안에도 가득 있습니다. 우리는 번역 혹은 논문체라고도 하지요.. ㅎㅎ 알게 모르게 습관이 되면 잘 안바뀌는 것 같아요.

이리스 2006-04-12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 네, 저도 그 부분은 좀.. ^^;;
 

[전통주 기행] (56)경남 합천 ‘가회율주’
구황식량이 될 정도로 영양소가 많은 밤. 밤은 전분 함량이 많고 칼로리와 칼슘 함량은 과일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또 비타민C가 풍부하고 인체발육은 물론 피부미용, 피로회복, 감기예방 등에 효과가 있어 웰빙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달고 부드러운 맛…누룩냄새 전혀 안나

밤을 많이 생산하기로 유명한 경남 합천군의 가회면. 해마다 9~10월이면 가회면에는 밤이 지천으로 널린다. 마을마다 아낙네들이 밤을 줍고 껍질을 까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가회면 봉기마을에 사는 이병웅(54), 김정순(54) 부부가 개발한 밤술이 가회율주(佳會栗酒)다. 밤을 누룩으로 발효한 뒤 약재를 섞어 빚은 약술이다. 술 이름은 가회면에서 따왔지만 ‘아름다운 모임(佳會)에는 밤술(栗酒)이 있다’는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밤으로 빚은 술답게 밤색을 띠지만 맑고 투명하다. 술 맛은 달고 부드러우면서도 뒷맛이 깨끗하다. 술을 삼키고 나면 한약재의 향이 은은하게 입안 가득 퍼지는 게 특징이다.

가회율주의 자랑은 우선 질 좋은 밤이다. 가회면의 밤은 품질이 좋다보니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가회면의 밤 소득은 연간 30억원. 밤나무 농가는 600가구가량으로 평균 5백만원 이상 밤소득을 얻는 셈이다. 노인만 남은 이 마을에서 밤나무는 효자 중 효자다. 또 하나의 자랑은 깨끗한 물. 덕촌리의 옥녀봉에서 발원하는 샘물이야말로 깨끗한 술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한다.

#신장기운 돋우고 비타민C 풍부한 건강주

가회율주는 6주간의 발효와 두달 이상의 숙성과정을 거친다. 옹기에 담아 발효를 시키고 비교적 오랜 기간 숙성기간을 거치다보니 누룩을 많이 사용하는데도 누룩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15도가량의 약한 술로 생선회와 함께 즐기면 밤술 특유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예로부터 밤은 창자와 위를 보호해주고 신장의 기운을 돋울 뿐 아니라 굶주림을 참을 수 있게 해주는 구황식량이었다.”

이씨는 가회율주를 건강주라고 딱 잘라 말한다.

이씨는 또 “술안주로 밤이 좋은 이유는 밤의 비타민C가 알코올 산화를 도와 숙취를 없애주기 때문”이라며 율주가 고급술이란 점을 은근히 강조한다.

이씨 부부는 2003년 (주)가회청목주가를 설립하고 약주면허를 취득, 가회율주 생산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10여년 전 개발한 술이지만 숙취해소와 누룩냄새 제거를 위해 수년간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연구했다. 술의 도수를 15도까지 끌어올리는데는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10년간의 노력 끝에 3년전 지금의 가회율주를 완성한 것이다.

2003년도에는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큰 손해를 봤다. 소문이 나면서 수요가 늘어 지난해 가을에는 동네 사람을 15명이나 동원해 율주를 담았다. 이씨 부부의 밤술이 산골의 좋은 일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씨 부부는 최근 도수 40도의 율주를 만들어 고급양주도 따라 잡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글 권기정기자 kwon@kyunghyang.com〉

〈사진 김영민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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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11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순천에 사삼주(더덕으로 만든 전통주) 취재 다녀왔는데, 아 율주라니.. ^^;

2006-04-12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6-04-12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 으아아아아앙~~~ ㅜ.ㅡ 뭐.. 늦은 제 잘못이죠. 흑흑.. 그럼 다음 기회를 기다릴께욤.. ^^
 

[오마이뉴스 2006-04-11 15:28]    
[오마이뉴스 김형순 기자]
▲ 올림픽공원 옆 미술관, 마치 영화 제목 같다. 현대적 건축물이 조각 공원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 뒤로 움직이는 백남준 작품 '쿠베르탱'이 자리 잡고 있다.
ⓒ2006 김형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미술관이 이름을 바꾸고 새로 단장한 '소마(SOMA)미술관'에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동화적 환상과 다양하고 실험적인 형태와 색채를 표현한 20세기 미술의 거장 파울 클레(Paul Klee, 1879-1940)의 '눈으로 마음으로' 전이 오는 7월2일까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판화, 유화, 수채화, 드로잉 등 약 60점을 선보이며 열린다.

파울 클레(Paul Klee) 생애 및 프로필

 
▲아틀리에에서 작업에 여념이 없는 파울 클레
1879 12.18 스위스 뮌헨부흐제 출생
1898 뮌헨 이사. 뮌헨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부
1906 릴리 슈툼프와 결혼
1910 첫 전시회 56점(베른, 취리히, 바젤 미술관)
1912 F. 마르크, W. 칸딘스키와 함께 '청기사 그룹전' 참가
1914 마케 등 친구들과 튀니지 여행
1920 '클레 회고전'에 362점 출품(골츠 갤러리)
1921 '바우하우스'에서 강의 시작
1925 '바우하우스' 데사우로 이전
1929 '탄생 50주년전'(뉴욕 근대미술관, 베를린 국립미술관)
1931 뒤셀도르프 아카데미 교수
1933 나치 압력으로 교수직에서 해고
1935 희귀병인 진행성 피부경색증 발병으로 다작 시도
1937 나치가 주관한 '퇴폐미술전'에서 100여점 압류
1938 스위스 시민권 획득
1940 6.29 스위스에서 사망
파울 클레는 우리가 익히 들어왔고 미술 교과서에서 많이 봐왔지만 뚜렷한 대표작이 연상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술의 본질을 추구했는지 모른다. 프랑스에서는 그를 '그림의 시인'이라고 하는 것은 그의 지적인 요소와 함께 시적이고 타고난 음악적 감수성이 그림 속에서 잘 구현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파울 클레는 스위스 베른 근처 뮌헨부흐제(Münchenbuchsee) 음악가 집안에서 1879년 12월 18일 태어났다. 아버지 한스 클레는 성악가 활동을 하다가 나중에 음악 교사가 된 사람이었고, 어머니 마리아 프리크도 슈투트가르트 음악학교에서 공부한 사람이었다. 그 역시 바이올린 연주자였고 후에 결혼한 릴리 슈툼프도 피아노 교수였다.

그는 이렇게 음악의 한복판에서 살았지만 최종적으로는 미술을 택했다. '그림 한 점에 대하소설이 담겨 있다'든가 '예술의 꽃은 단연 미술이라는 말'도 하지만 그는 결국 스스로 제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음악을 포함하여 모든 지식과 경험을 미술 안에서 통합시켰다.

그의 작품이 조금 괴기하고 상형문자를 연상시키는 선묘와 추상적 기법에도 불구하고 말할 수 없이 서정적 분위기 연출하는 것은 그가 기본적으로 낭만적인데다가 어려서부터 외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적 요소가 공상적이고 우화적인 요소로 승화되어 그림 속에 스며 있기 때문이리라.

▲ '미래의 남자(1933, 좌)', '비탄에 빠짐(1934)' 클레 작품은 독특한 선묘와 구도와 색채 이 모든 것들이 신비하고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하여 관람객 마음을 사로잡는다. 파울클레미술관 소장
ⓒ2006 김형순
갖가지 구도와 색채 실험

클레는 평생 일기를 거르지 않고 쓸 정도로 성실했고 지적 호기심을 불태우는 학생처럼 살았다. 철학, 식물학, 인류학 등 학문 전반에 대해 폭넓은 독서와 광범위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산과 바다, 꽃과 나무와 물고기 등 주변의 사물을 예의 관찰하였고 그 속에서 풍부한 이미지를 발굴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르네상스 화가들처럼 해부학에서 푸생이나 다비드, 밀레 등 고전주의 작가에 이르기까지 탐구했다. 또한 이글거리는 태양 이면에 인간의 번뇌를 표현한 고흐, 현대 회화를 연 세잔, 야수파의 선각자 마티스, 북유럽의 표현파 특히 입체파를 한 단계 끌어올려 오르피즘의 창시한 들로네 등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다.

▲ '별들과 함께(1923)' 판지 위에 종이에 연필과 수채. 클레의 9천여 점 작품이 다 천차만별이지만 이 작품도 이채롭다. 엷고 진한 색채 간 대조와 어린이처럼 장난기 넘치는 해학과 유머가 돋보인다. 파울클레미술관 소장
ⓒ2006 김형순
그림 재료도 캔버스, 삼베, 천, 거즈, 나무판 등 복합 매체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안료로는 유화는 물론, 불투명한 수채 물감인 구아슈, 동판, 드로잉, 그리고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에 썼다는 템페라 물감까지도 두루 시도했다.

무려 9146점에 달하는 작품은 제작한 클레는 사물의 원리를 다각도로 실험하고 검사하는 과학자 같은 작가로 보인다. 또한 그는 자신의 그림 하나도 모방하지 않으면서 다르게 그린 것 같다. 그는 이런 각고 끝에 그때까지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미술의 공간성 실험이나 시각적 확대, 현대적 조형성을 창조하여 20세기 미술계의 거장이 되었다.

클레는 1912년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인 바실리 칸딘스키 및 프란츠 마르크와 알게 되어 상호 교류했으며 그들의 전위파 그룹인 '청기사파(Blaue Reiter)' 전시회도 참가하기도 했다. 그 이후로 쾰른, 베를린 등 유명 사립미술관에서 초대를 받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 '언덕(1914, 하좌)', '색채 띠에 연결된 추상적 색채의 수채(1914, 하중)', '그리고 아, 나를 더욱 쓰라리게 하는 것은 당신이 내가 가슴속으로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는 겁니다(1916, 상좌)' 글씨를 채색화로 형상화한 작품, '여러 층의 작은 구조물(1928, 우)' 튀니지 여행 후 채색의 확연한 변화를 읽을 수 있다. 파울클레미술관
ⓒ2006 김형순
2년 후 30대 중반이 된 클레는 겨우 12일간 짧은 여행이었지만 어린 시절 친구인 루이 무아예와 동료 화가인 마케와 함께 튀니지로 여행을 가게 되는데 지중해 해안의 이글거리는 색이 주는 눈부신 광채에 반해 버렸다. 이 여행은 그의 미술을 자연 그대로의 현상에 대한 묘사로부터 보이지 않는 이면을 보는 더 강력한 추상적 화풍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렇게 본다면 극과 극이 통하나 보다. 아프리카의 가장 원시적 색채와 미술이 서구의 가장 전위적 미술의 원형이 된 것이다. 하긴 피카소나 마티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세기 첨단 미술을 대표하는 입체파나 야수파도 결국은 아프리카 부족의 원시 조각이나 미술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 '수염이 있는(1939 좌)', '빛에 비추어진 나뭇잎(1929)' 두 작품이 10년간의 간격이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구상에서 보다 확대된 추상으로 변모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추상은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미술 개념에 더 가까우리라. 파울클레미술관 소장
ⓒ2006 김형순
보이지 않는 색채와 소리까지 그리기

이는 이번 전시회 부제인 '눈으로 마음으로'에서 엿볼 수 있듯이 그냥 '눈으로 보는 관점'과 '마음의 눈으로 보는 관점'으로 나누어 봐야 한다는 점 암시하고 있는 것 같다. 2층 전시실에 붙어 있는 클레의 명구 "미술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는 말과 전시 표제어는 일맥상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에 대한 해석을 이 미술관 책임 큐레이터 박윤정씨에게 부탁드렸더니 그는 "그림은 사실의 표현이 아니라 심신의 표현"이라는 명쾌하고 멋진 해석을 내놓았다. 클레다운 이 명구에 전문가다운 해석이다. 이런 해석을 듣고 보니 이런 말이 떠오른다. "현대 미술은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 더 나아가 들리지 않는 것도 그리는 것이다."

▲ '피라미드(1932)' 판지 위에 종이에 펜과 수채. 기하학적 아름다움이 넘치는 작품으로 선과 면, 형태와 색채만으로 조형 효과를 최대화했다. 파울클레미술관 소장
ⓒ2006 김형순
위에 '피라미드(1932)'를 보게 되면 사람의 이목구비가 약간 보일 정도로 완전한 추상화는 아니지만, 이목구비를 그대로 그리는 것보다 선과 면이나 삼각형이나 사각형 같은 형태 그리고 여러 밝기의 붉은 색, 고동색 등 색채를 통해 사물의 이미지를 더 실감나게 보여준다. 바로 이런 것이 기하학적 구성과 추상적 미술의 미덕이 아닌가 싶다.

나치 박해와 불치병과 투쟁

한편 40대에 들어선 클레는 '바우하우스' 조형예술 학교에서 후배 양성에 힘쓴다. 당시 그의 별명은 '바우하우스 부처'였다고 하니 그의 미술을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구도자적이었을 거라는 추리해 볼 수 있다. 이 학교가 바이마르 공화국 언론과 당시 따가운 여론에 밀려 1925년 문을 닫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결국 1931년 대학을 뒤셀도르프로 옮겼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아 1933년엔 나치에 의해 해임된다. 게다가 1937년 나치가 주관한 '퇴폐미술전'에서 102여점 자신의 작품이 압류하는 등 나치 탄압이 극에 달하자, "독일은 이르는 곳마다 시체 냄새가 난다"라 말을 남기고 스위스로 귀화했다. 그는 본의 아니게 가장 잔인한 한 시대의 생생한 증언자가 되었다.

▲ '눈(1938)' 삼베에 파스텔. 캔버스 대신에 삼베를 사용한 점이 특이하다. 그는 이렇게 그림 재료에서도 두루 다각적 실험을 시도했다. 한눈으로 보이는 것을, 다른 한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 같다. 파울클레미술관 소장
ⓒ2006 김형순
1938년 작 '눈'이라는 작품은 당시 분위기를 풍긴다. '한눈으로 보고 다른 눈으로 느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도 보고 들리지 않는 것도 들어라'라는 메시지도 포함된 것 같다. 제작 연도로 봐서 스위스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던 시기로 나치에 대한 증오심이 극에 달했을 것 같다.

클레는 말년에 피부가 썩어 들어가는 희귀병인 피부경색증를 보이자 반대급부인지는 몰라도 놀라운 정도로 많은 작품을 쏟아 냈다. 이 시기 그의 작품은 초기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선묘와 다르게 병마로 손길이 무뎌지면서 선과 면이 단순해지고 굵어졌지만 원숙하고 중후한 아름다움으로 넘친다. 자신의 죽음에 대한 그림자를 작품 전반에 담은 듯하다.

▲ '밤의 암탉(1939)' 작고 1년 전 작품으로 검붉은 바탕에 굵고 검은 선이 더욱 완숙해 보인다. 작가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가 우리에게도 감지되는 것 같다. 이 그림은 구상적 요소를 해체하여 추상적 바탕에 담았다. 추상파울클레미술관 소장
ⓒ2006 김형순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

클레 그림은 때론 추상 화가답지 않게 고전적 느낌을 준다는 지적도 받는데, 이는 그가 미술과 음악, 추상과 구상, 서구적 미술과 비서구적 미술, 천진난만함과 괴기함, 차가운 지성과 따뜻한 서정 등 경계를 넘나들며 퓨전적 요소를 많이 보였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클레는 20세기 미술사에서 가장 나중에 배워야 하는 작가라고 이 미술관 큐레이터 박윤정씨는 귀띔해 준다.

▲ '소문(1939)' 판지 위에 페이스트에 유채. 극도로 단순화한 형상과 구도를 띠고 있으며 돌고 도는 소문처럼 아래 작은 바퀴처럼 인생의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다. 생사화복을 초월하여 말년의 대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그림 같다. 파울클레미술관 소장
ⓒ2006 김형순
한국 작가 중 그의 영감을 많이 받은 분이 장욱진 화백이 아닌가 싶다. 새와 나무가 많이 등장하는 순진무구한 동심의 세계에서 만나는 넉넉하고 한가로운 마음과 우화적이고 해학적 형식으로 표현한 장욱진 그림은 들여다볼수록 반추상이긴 하나 도교 풍의 한국판 클레 같다.

클레의 '보이게 하는 그림'과 장욱진의 '마음의 눈으로 그리는 그림'이 동서를 넘어서 서로 통한다고 생각하니 클레가 먼 나라 작가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친숙하게 느껴지는 작가라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덧붙이는 글
*[소마미술관(구 서울올림픽미술관)] 서울 송파구 방이동 88번지 전화 02)410-1060
교통편 홈 페이지 참고 홈페이지 www.artmuseum.or.kr
입장료:성인 1만원, 청소년 8천원, 어린이 6천원.
관람시간:일-화-수요일 및 공휴일(10:00~18:00)
목-금-토요일(10:00~21:00)/월요일 휴관(야외 조각공원은 개방)
어린이를 위한 클레 그림 체험 코너가 마련됨(토-일 14시) 02)410-1066. chae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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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11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취재 대상.. ^^

하늘바람 2006-04-11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클레 좋아하는데 가 봐야겠네요.

2006-04-11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6-04-12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 ^.^

水巖 2006-04-2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르고 있는데 우선 보는군요. 퍼 갑니다.

이리스 2006-04-22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 ^.^

해적오리 2006-04-2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퍼가요...

이리스 2006-04-23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나리님 / ^.^
 

[노컷뉴스 2006-04-02 12:57]    

'투란도트' 보다 대규모, 4월 11일~5월 9일 올림픽 체조경기장

프랑스 뮤지컬의 국내 시장 잠식 속도가 무섭다.

올초 무대에 오른 '노트르담 드 파리'로 위력을 재확인시키더니 또 한 편의 대형 뮤지컬이 오리지널팀을 이끌고 국내에 상륙했다.

폭풍을 예고하고 있는 작품은 '레딕스·십계(Les DIX, 엘리 슈라키 연출)'. '노트르담 드 파리', '로미오와 줄리엣'과 더불어 프랑스 3대 뮤지컬로 꼽히는 '십계'가 오는 11일부터 5월 9일까지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총 35회 공연에 나선다.

'십계'는 영화와 연극, 애니메이션으로도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모세와 람세스의 이야기. 구약성서의 시대적, 종교적 상황을 바탕으로 모세의 인내심과 희생정신을 그리고 있다. 형제로 자랐지만 서로 다른 민족인 까닭에 숙명적 대결을 펼치는 모세와 람세스 뿐 아니라 그들의 연인 네페르타리와 여호수아, 아론 등 성서 속 인물이 주인공이다.

초연부터 모두 체육관에서 펼쳐져

익숙한 성서 이야기를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사람은 엘리 슈라키. 영화 '해리슨의 꽃'과 '사랑할 때와 이별할 때'를 연출한 영화감독 출신으로 영상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무대 위에서 재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대한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은 '십계'의 주요 관람 포인트. 제작진은 연출방법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공연장이 체조경기장임을 감안한다면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십계'는 초연부터 지금까지 모두 전문 공연장이 아닌 체육관에서 펼쳐졌다. 공연장에는 높이 17m, 깊이 20m에 달하는 대형 세트를 설치할 수 없기 때문. 제작진은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올려진 '투란도트'보다 무대와 세트 규모가 크다"고 밝혔다.

"관용과 사랑에 관한 뮤지컬"


이 뮤지컬의 물량공세는 대규모 세트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총제작비 75억원, 참여 스태프수가 130여명이다. 주연도 세르지오 모스케토(모세 역), 아메드 무이시(람세스 역), 소피 쥬맹(네페르타리 역), 파블로 빌라푸랑카(여호수아 역) 등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인기 가수들이 맡았다.

최근 열린 제작발표호에서 만난 모세 역의 세르지오 모스케토는 이 작품을 두고 "모든 종교를 초월하며 사랑, 형제애, 자유를 통합하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 대중 뮤지컬로서 종교적 색채가 진하지 않냐는 우려를 두고 여호수아 역을 맡은 파블로 빌라푸랑카는 "종교적 신앙이 아니라 철학적인 신앙을 전한다"면서 "관용과 서로 나누는 사랑에 대해 많이 느끼고 배우는 공연"이라고 전했다.

(공연문의 : 1588-6122)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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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07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공연도 굉장할듯.. 그러나 역시 티켓 가격의 압박이 상당하고나.. -_-;;

월중가인 2006-04-07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뮤지컬 좋아요// 전 저번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봤는데 프랑스 뮤지컬은 왠지 약간 촌스럽기도 하고 옛날 영화보는것같은 느낌이 '좋았'어요>므<

해적오리 2006-04-07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회사 동아리에 이거 보러 가자고 압력 넣고 있어요..잘 되야될텐데..

이리스 2006-04-08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일라님 / 오오, 그렇군요. 로이오와 줄리에엣~~~ ^^
날나리님 / 회사 동아리가 통이 좀 큰가봐요? 부럽... 부럽.. 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