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을로>를 봤어요.

김지수는 지금까지 봤던 어디에서보다 예뻤고,
유지태는 최고로 멋진 웃음과 눈물을 같이 보여주네요.
하지만 맘이 너무 아팠어요.
영화를 보는 내내 주책없이 자꾸 눈물이 흘러서......
전 별로 감성이 예민한 편도 아니고, 오히려 좀 무딘 편이죠.
그래서 영화보면서 우는 일도 잘 없고....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이놈의 감성은 슬픔쪽으로만 발달하는 것 같네요.
아마도 제가 더 많이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겟죠.
어린 시절엔 사실 제 삶이 제일 소중하고 그래서 제 자신이 제일 소중했던 것 같은데....
그런 시절엔 고통엔 좀 둔감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이렇게 누군가의 고통이 느껴지는걸 보면 견디기가 힘들정도로 눈물이 나네요.
소중한 것이 많아져서, 사랑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남들의 고통도 그렇게 같이 느껴지나봐요.
<한국현대사 산책>같은 어쩌면 좀 딱딱한 책을 보면서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와 대구지하철을 읽을때 또 눈물이 났습니다.
요즘은 아이들 수업준비한다고 현대사 영상과 사진 모아놓은 것들을 다시 보면서 편집하고 있는데...
볼때마다 눈물이 나네요.
이러다가 수업하면서 아이들앞에서 우는 건 아닌지....(아! 그건 정말 싫어요)
마음은 너무 아픈 영화인데
영화속 풍경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딱 두군데를 빼고는 다 가본 곳이더군요.
어쩌면 아름다움과 슬픔은 통하는지도 모르겟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