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벼르고 벼르던 미장원을 갔습니다.
지난 여름에 퍼머 하고 난 이후 중간에 머리만 가끔 잘라줬던걸 빼면 거의 9개월만인듯....
요 한달정도 정말 대책이 없어진 머리를 어찌하고 싶어 얼마나 미장원이 가고싶었던지....
이제 친정엄마도 퇴원하셨고, 오늘 동생이 늦게까지 친정에 있는다 해서 미장원을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예전에는 퍼머하러 미장원 가는게 무지 싫었어요.
맘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3시간 가까이를 갇혀있어야 되는 상황이 너무 싫었죠.
근데 요즘은 점점 미장원이 좋아지네요.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머리도 지지고 볶아주고, 또 감겨주고....
거기다 요즘은 미장원 갈때 꼭 책 한권씩 들고갑니다.
오늘은 반쯤 읽다가 요즘 시간이 없어 제쳐두었던 <도모유키>를 들고가서 결국은 다 읽고 왔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신경도 안쓰고 그냥 조용히 책만 읽을 수 있는 시간 좋네요.
미장원이 좀 시끄럽긴 하지만 전 책만 재미있으면 그런거 신경안쓸 수 있는 무신경의 소유자이거든요.
늘 누군가에게 둘러싸여 신경쓰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니 거기가 예전에는 그토록 지겨워하던 미장원이라도 좋아지는걸 보니 요즘 제가 제 시간이 많이 아쉬운가 봅니다. ^^
근데 정말 오랫만에 머리 퍼머를 확 풀었는데 결과는 별로네요.
생머리가 안어울리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오늘 머리의 품평회 결과 아직 생머리에 대한 환상에서 못벗어난 옆지기와 제부만 괜찮다 그러고 나머지는 영 반응이 신통찮네요.
제 가슴에 비수를 찌르는 해아의 한마디!
"엄마! 얼굴이 왜 그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