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처럼 아이들이 할머니집에서 자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이게 왠 땡재수냐'하고 서방과 둘이서 심야영화를 보러갔다. 원래는 남극일기를 보고 싶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하도 재미없다고 난리길래 그냥 스타워즈, 에피소드 3-시드의 복수를 보기로 했다.

    바로 이 영화다.

앞의 스타워즈 시리즈를 다 보긴 했지만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또 안좋아하니 앞 시리즈의 내용이 거의 기억도 안나는 것이었다. 물론 이런 영화를 보면서 앞의 이야기들을 다시 떠올리고 싶은 생각도 없고... 뭐 결국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 거다.

영화가 시작되고 10분후 후회가 밀려왔다. 차라리 남극일기 볼걸...

 1시간 50분동안 괴로웠다. 혼자서 속으로 궁시렁 대느라고...

이거 뭐야 도대체 주인공인 루크는 어디갔어? 왜 갑자기 악당들이 다 바뀐거야. 저 시슨지 뭔지 하는 놈은 부시랑 똑같군... 근데 영화가 결말에 가니 주인공이었던 남자가 악당이 되는거다. 좀있다 바뀌겠지 하는데 안바뀐다. '어 이건 헐리웃 영화의 공식이 아닌데...' 온갖 생각이 나면서 중간에 나가고 싶어 죽겠는데 옆의 서방은 의외로 재밌게 본다. 미치겠군...

마지막 5분, 나 갑자기 바빠졌다. 갑자기 원래 스타워즈의 악당인 다스베이더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순간 깨달았다. 이 영화가 스타워즈의 에피소드라는걸.... 에피소드는 1,2,3편에 걸쳐 다스베이더의 탄생과 주인공 루크의 탄생에 관한 영화였다는걸. 당연히 주인공 루크는 안나온다는걸..(심지어 중간에 악당 시스가 주인공을 다스베이더라 부를 때 나는 얘가 다스베이더 2센가보다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전편의 내용들이 떠오르면서 이리 저리 꿰맞추니 의외로 잔재미가 있는 영화가 돼버렸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서방한테 이 얘기를 하니 배를 잡고 넘어간다. "야 너 진짜 재미없었겠다. 가끔씩 이해가 안될 정도로 너 멍청할 때가 있는 것 아냐?"

우 쒸~~~ 나도 내가 이해가 안된단 말야!  놀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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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05-05-28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 수도 있죠.^^
저는 스타워즈 시리즈 볼 때마다 옆지기에게 물어 봐요. 쟤가 왜 여기서 나오지? 어, 쟤는 누구랬어? 아, 걔가 걔 아들이지, 참. 쟤는 이름이 뭐랬지? 등등등...^^;;

바람돌이 2005-05-28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는 다스베이더랑 루크 외에는 아무도 기억안나더라구요.

진주 2005-05-28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국 영화 아니면 제대로 소화를 못해요ㅠㅠ

진/우맘 2005-05-28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낼 볼 건데~~~^0^

바람돌이 2005-05-28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진주님 저는 한때는 영화광이라는 소리도 들었었는데 -물론 다 애 낳기 전 일이지만요 -이번 경험은 정말로 황당한 경험이었습니다요. 나오면서 제 머리를 얼마나 쥐어박았던지..

진/우맘님 피곤은 좀 풀리셨어요? 영화 재미있게 보세요. 영화중에는 모든 사람이 좋다는 영화도 있지만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극단적으로 나뉘는 영화도 많더라구요. 스타워즈도 그런 영화들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무리 봐도 별로더라구요. 이런 소금뿌리는 소리를.^^;;;

날개 2005-05-28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잉~ 다 잊어먹어서 첨부터 다시 봐야 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