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애들은 쑥쑥 크고 있습니다.
집의 장롱을 바꾸게 되었어요. 뭐 새로 사는 건 아니고 지인이 이번에 이사가면서 필요없게된 장롱이랑 세탁기를 준다네요. 우리집것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빨빨한 새것들인지라 낼름 받게 되었습니다.
새 장롱에 대해 아이들에게 한마디 훈수를 했죠.
"얘들아 인젠 장롱에 스티커 붙이고 낙서하는 건 그만하자 응?"
나름 간절하게 부탁했는데 예린이가 그러더군요.
"당연하지 엄마~~ 우리가 앤줄 알아? 그런건 어린애나 하는 짓이잖아..." (내 참 지가 어린애가 아니랍니다. 많이 컸습니다. 9살입니다. ㅎㅎ) 

그런가 하면 어제는 해아가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저를 부릅니다.
그러고는 아주 진지하게 저에게 그러더군요.
"엄마! 이제 나 아기 취급좀 하지 말아줘. 난 7살이잖아. 응?"
7살은 아기가 아니라는군요. 그러면서 응가는 왜 엄마한테 닦아달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대답은 "그래" 해줬습니다. ㅠ.ㅠ 

책은 거의 못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서재도 빈집이구요.
무지막지 바쁘긴 한데 그래도 끝이 보입니다.
제 일은 이번 주가 피크입니다. 아마도 이번주 금요일쯤이면 끝날 것 같군요.
제 예상대로라면 다음주 부터는 제가 진짜 오랫만에 한가한 날들을 구가할 것 같습니다. 대신 지금은 저 혼자 바쁩니다. 지금 요 시간도 3일전부터 내달라고 그렇게 간곡하게 부탁한 서류를 다른 사람들이 어찌나 안내주는지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 잠시 휴식이군요.
그나마 내주는 서류도 오류가 어찌나 많은지 다시 돌리고 있는 중입니다. 실수야 있을 수 있는거지만 이번에는 좀 심하군요. ㅠ.ㅠ 덕택에 일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낮에 하루종일 종종거리고 일하고 나면 저녁에는 그냥 퍼집니다. 책도 보기 싫고 글도 쓰기 싫어요.   

사소한데 목숨걸기 싫은데.....
상식적이지 못한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지네요. 그러다보니 주변 사람들과 트러블이 자꾸 생깁니다. 아닌걸 아니라는데 자꾸 우기니까 이게 참.... 하루에도 몇번씩 뚜껑이 열렸다 닫혔다 합니다. 그러면서 자괴감이 듭니다. 왜 나는 자꾸 이렇게 사소한데 목숨걸게 될까 싶어서요.
이 나라도 그렇더니 주변 일상도 그렇습니다. 혹시 제가 이상한게 아닐까 싶어지는 요즈음입니다.  

그래도 나를 웃게 만드는 이들은 내 옆의 아이들입니다.
수업시간에 토론과제가 "일본인 학생이 ~~~이라고 질문했다. 나는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까"였습니다. (주제가 식민지시대 독립운동입니다)
그런데 한모듬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우리는 일본어를 못해서 일본인 학생과는 대화가 불가능했다. 고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라니...  내가 이것들을 어떻게 쥑여야 할까요? ^^;; 

또 한편으로는 마적 얘기가 나왔습니다. 애들이 마적이 뭐냐고 해서 산에 사는 도둑놈은 물으니까 산적이랍니다. 바다에 사는 도둑놈은? 하니까 역시 해적이라고 하네요. 그럼 마적은 뭘까?라고 물으니 "마을에 사는 도둑놈"이랍니다. 내참~~(이거 절대 농담 아닙니다.아주 진지한  중3녀석들의 답변이라고요. ㅠ.ㅠ) 

어쨌든 저는 살아있습니다.
요즘 같아서는 살기가 그렇게 녹녹치 않다는 느낌들이 많이 들고 힘든 날들이 많지만 그래도 웃으며 살고 있습니다.
 알라딘 서재에서도 수다떨고 웃을 일이 더 많았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어쨌든 처음으로 한가한 학기말이 될 예정인 다음주부터를 열심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

아! 그리고......
잠깐 눈팅만 했지만 그동안 여우님과 바람구두님이 책을 내셨군요. 두 분다 축하드리러 가야 하는데.....그래도 기대만땅입니다. 알라디너들의 책들은 언제나 만족스러웠거든요. 
그리고 두분 다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니 더더욱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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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11-17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웃을 일에 예린이와 해아의 작품 (그림, 시)들이 도움이 많이 되어요. 어서 바쁘신 일 끝내시고 오세요.
일단 별 큰 일 없이 잘 계시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입니다.

하늘바람 2009-11-18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일하느라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고요
그래도 예린이 해아이야긴 너무 기대되고 궁금합니다.
어찌나 이쁜 공주님들인지~

꿈꾸는섬 2009-11-18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참 궁금했었는데 잘 지내고 계시군요.^^
근데 요새 아이들 정말 재미있어요. 우리도 그랬을까 싶어요.ㅎㅎㅎ

울보 2009-11-1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게 살고계셨기에 그동안 소식이 뜸했군요,,
그래서 이쁜 해아와 예린이 이야기도 많이 못듣고,,
아무튼 바쁜 모든일이 빨리 끝나고 책도 마음껏 읽으시고 즐거운 소식도 많이 들려주세요,

BRINY 2009-11-19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준비로 논문 다시 팽개치고, 이사 스트레스를 잊기위해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사준비하면서 다시금 꼭 필요한 책만 사자고 다짐...

저희 애들은 나름 중학교때 상위권이었던 인문계 고1인데도 마찬가지입니다.
[몽고반점]이 원 간섭기에 원의 영향으로 생긴건 줄 알았다는 녀석도 있습니다.

순오기 2009-12-0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이 진즉 올라왔는데 저만 몰랐군요.^^
바빠서 예린이랑 해아 소식이 없었으니 다들 궁금해서 학의 목이 되어 간다는 전설이...ㅋㅋ

바람돌이 2009-12-0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부터 다시 알라딘마실 열심히 다니려구요. ^^